라운딩 도중 잦은 성희롱.. 참다못해 ‘교체 요청’
박희태 전 국회의장(새누리당 상임고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캐디가 “홀마다 성희롱 및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한 경찰 관계자는 최근 피해 여성 캐디인 ㄱ씨 조사에서 이 같은 진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ㄱ씨는 경찰에서 “홀을 돌 때마다 계속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고, 성적 수치심을 느낄 정도의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ㄱ씨는 라운딩을 하는 중간에 참다못해 무전기를 이용해 ‘교체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도 한다. ㄱ씨는 박 전 의장의 신분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고, 골프장 측은 9번째 홀에서 ㄱ씨를 다른 캐디로 교체했다.
앞서 박 전 의장은 지난 11일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서 ㄱ씨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박 전 의장은 “손녀 같고 딸 같아 귀엽다는 수준에서 ‘터치’한 것”이라고 해명해 파문이 일었다.
<경향>에 따르면 경찰은 박 전 의장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는 상관없다. 혐의를 입증할 만한 상당한 정황과 진술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전 의장의 소환조사 이후 정식 입건할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6월부터 성범죄 친고죄 조항이 폐지되면서 피해자가 가해자와 합의하고 고소를 취하해도 수사기관이 인지해 처벌에 나설 수 있게 된 점도 입건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고 <경향>은 전했다.
한편, 강원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박 전 의장에게 16일 피혐의자 신분으로 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박 전 의장은 10일 이내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