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도 암살된다.
광복 뒤 살아서 귀환한 독립군들은 마저 소탕되었다.
조국의 총알로.
나라가 해방되었다고 해서 다 해방되는 건 아니다.
어젯밤 다시 김좌진이 암살된다는 풍문이 돌았다.
지청천이라고도 했다.
저 광복군 총사령관 말이다.
홍범도 옆에 흉상으로 선 연좌죄로 함께 처형될 것이라고 했다.
이범석은 아라사 권총을 들고 싸웠으므로 죄가 되었을까.
아침 아홉 시
이회영이 청동 쇳물로 돌아간다는 소문을 누군가 확인했다.
동상도 암살된다.
죽은 자들을 소탕하라.
동상을 소탕하라.
얼굴 모양을 빚어 생물이 된 죄로
육군사관학교 교정에서
다섯 동상이 암살되려 하고 있다.
병사들이 사용한 탄피 5만 발을 녹여서 만든 게 죄였을까.
동상이 암살되는 나라가 있다.
잃어버린 나라를 총칼로 되찾고자 한 건
오래도록 죄였다.
버젓이 지금도 죄다.
동상이 울고 있다.
산 자들을 암살하던 때가 차라리 나았던 것일까.
죽어서 겨우 살아난 동상들이 암살되고 있다.
독립전쟁 영웅
다섯 동상이 빗속에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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