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홍범도함도 검토”…김병주 “박정희때 건국훈장 줬는데? 장관실 앞 흉상은?”
육군사관학교(육사)가 교내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5명의 흉상을 철거해 외부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겨레는 25일 <홍범도 철거하고 ‘만주군 출신’ 백선엽 흉상 검토…육사의 ‘역사쿠데타’>에서 육사가 독립 전쟁 영웅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 흉상을 철거해 외부로 옮기고, 대신 일제 만주군 출신 백선엽 장군 흉상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육사는 입장문에서 “2018년 설치된 독립군‧광복군 영웅 흉상은 위치의 적절성, 국난극복의 역사가 특정 시기에 국한되는 문제 등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 왔다”며 이전 검토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 정체성과 설립 취지를 구현하고 자유민주주의 수호 및 한‧미 동맹의 가치와 의의를 체감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기념물 재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군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육사에 백선엽 장군의 흉상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육사가 교내 기념물 정비 계획을 갖고 있다”며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전시에 이기기 위한 인력을 양성하는 곳인데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범도 장군조차도 박정희 대통령이 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해 62년에 이미 건국훈장을 줬다”며 “한일관계를 좋게 하기 위해 철거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질의했다.
이에 이 장관은 “한일관계 등 최근의 문제가 아니고, 지난해부터 검토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교를 양성하는 기관에 공산주의 활동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되느냐는 문제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해군에 홍범도함이 있다. 박근혜 정부인 2016년에 만들어졌다”며 그에 대한 조치도 할 것인지 물었다.
이에 이종섭 장관은 “그런 부분도 아마 같이 검토가 될 걸로 본다”고 답했다.
김병주 의원은 “지금 시점에서 오해받기 아주 딱 좋다”며 “그러면 장관실 앞의 흉상도 다 옮겨야 된다”고 말했다.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광복회장은 성명을 내고 “일제가 민족정기를 들어내려는 시도에 다름 아니다”고 규탄했다.
이종찬 회장은 “국방부가 합당한 이유 없이 (흉상) 철거를 시도한 것은 일제가 민족정기를 들어내려는 시도에 다름 아니며, 우리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은 분노를 금할 수 없어 이를 항의하고 규탄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광복회는 이번 사태를 일으킨 주무 장관이 철거 계획 백지화를 국민들에게 밝히고, 혼란을 야기한 책임자를 찾아내 엄중 문책하기를 촉구한다”며 “이번 독립유공자 흉상 철거를 시도한 주체와 배후 인물들, 그리고 철거 시도 이유와 배경에 대해서도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 회장은 “여야 정치권을 떠나 이번 ‘철거 시도’ 행보는 국군의 역사를 왜곡하려는 의도가 아닌가(하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며 “우리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에게 독립운동가에 대한 모멸감을 심는 행위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어 “최근 일련의 독립운동 역사를 폄훼하는 반헌법적 행태와 무관하지 않는 일로 보고 있으며, 개탄스럽고 매우 우려되는 ‘독립운동 흔적지우기’로 인식한다”며 “정부 측의 분명한 해명,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예의주시하며, 향후 행보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