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은 이명박 대통령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언급에 대해 5일 “자신의 책임을 감추려는 교묘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논평에서 “분노와 참담함을 억누를 수 없다”면서 “비극적인 서거에 대해 마치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듯 말했다”며 이같이 성토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5일자로 보도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상황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을 서울로 불러서 조사한다고 해서 내가 민정수석에게 ‘방문 조사를 하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또 “민정수석에게 (봉하마을로) 방문 조사를 하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권유를 했었다”면서 이 대통령은 “전날까지 (그런 권유를) 했는데 나중에 보니 노 전 대통령 본인이 서울로 오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2007년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 대화록에 대해 이 대통령은 “(대화록을 보고) 격분하거나 화를 낸 것은 아니다. 다만 국격(國格)이 떨어지는 내용이었다”며 “그래서 안 밝혀졌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사실 그 내용은 국격이라고 하기에도 좀…”이라고 노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대화록에는) 한·미 관계 얘기도 있고 남북 관계 얘기도 있다”며 “이제 검찰(수사 과정)에서 일부는 나왔으니까 NLL 문제는 밝혀지겠지. 취임하고 보니 ‘안 밝혀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보기엔 밝혀지면 국민에게도 안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방문조사를 권했다’는 것에 대해 노무현재단은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며 “당시 검찰 수사에 대해 자신은 관련도 책임도 없다는 식의 후안무치한 거짓말이다”고 비난했다.

노무현재단은 “퇴임 후 농촌으로 귀향한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는 정치검찰과 일부 수구언론의 비열한 정치공작 때문이며 그 중심에는 이명박 청와대가 있었음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분노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 대통령기록물 수사와 측근들에 대한 먼지털이식 뒷조사의 중심이 이명박 청와대가 아니면 누구인가?”라며 “국세청에서 검찰로 이어진 박연차 수사를 기획하고 보고 받고 배후에서 지시내린 것은 누구란 말인가?”라고 노 전 대통령 서거 직전까지 이어졌던 MB 청와대의 행보를 지적했다.

아울러 정상회담 대화록 언급과 관련 노무현재단은 “‘국격’ 운운하는 것도 한심하고 개탄스런 일”이라며 “전임 대통령의 정상회담 내용을 선거를 앞두고 정쟁의 대상으로 끌어들인 것이 위법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부끄러운 일인데, 현직 대통령이 또다시 ‘국격’ 운운하며 정상회담 내용을 깎아내리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노무현재단은 “이명박 대통령은 거짓말과 국격 운운하며 더 이상 고인이 된 전임 대통령을 욕보이지 말라”며 “국민과 역사를 두렵게 생각한다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고 진심 어린 사죄를 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