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회 참여 시민들, 대통령 면담 요구하며 청와대로 행진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향했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는 3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청와대는 응답하라!’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구한다며 유가족들의 외침에 대한 답변을 촉구했다.
유가족과 시민들은 국민대회가 종료된 후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약 30여분간 대치했다.
대책회의 측은 “청와대로 가는 길은 이 길 뿐이 아니”라며 오후 8시까지 유가족들이 9일째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청운동 동사무소로 모여줄 것을 요청해 시민들은 청운동으로 뿔뿔이 흩어져 이동했다.
이날 대회에는 지난 11일부터 진도 팽목항을 거쳐 안산 분향소, 인천 분향소까지 약 600km에 이르는 거리를 도보행진 한 시민들이 유가족들에게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10명의 얼굴과 이름이 새겨진 조끼를 전달했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열분의 실종자를 생각하면 내 자식을 일주일만에 찾은 게 행복한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마음이 무겁다”며 “20여일간 600km에 달하는 거리를 걸으며 실종자·유가족의 마음 달래려 애쓰신 걸 보니 유가족이지만 부끄럽다”고 밝혔다.
김병권 가족대책위원장은 “특별법 제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야당은 국민들을 거듭 무시했고 여당은 지금 이르러서야 면담을 하고 있지만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고 한다”며 “당연한 가족과 국민의 요구는 근거 없는 마타도어로 더럽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저희는 지치지 않겠다”며 “포기하는 순간 아이들의 희생이 헛되어 지고 국민들의 성원도 버려지게 될 것이다. 우리도 힘을 낼 테니 보다 안전한 나라를 위해 조금 더 함께 해 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경희대 박이랑 총학생회장은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이 동지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지만 ‘내가 이곳을 지킨다면 동지들이 따라올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해전을 이어가는 것을 보고 유가족 생각이 많이 났다”며 “우리가 그분들의 동지가 되어드려야 겠다. 우리가 유가족이 되어 대통령에게 응답하라는 이야기를 하자,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민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서울 종로경찰서는 “미신고 불법집회”라며 대회 참여 시민들에게 세 차례 경고 방송을 해 시민들의 거센 야유를 받기도 했다.
국민대회측은 “공문에 ‘귀 기관에서 사용신청하신 문화행사에 대해 광화문 광장 시설 사용이 허가되었다’고 명시돼있다”며 “저희는 허가된 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거짓 방송은 중단하라”고 경찰의 해산 방송에 대해 반박했다.
7시 20분 현재 청와대로 가는 길목인 경복궁역 등을 경찰병력이 막아서 일반 시민들도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