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교 앞 호텔 건립을 추진하는 근거로 내세운 호텔수급분석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21일 제기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6년 서울지역의 호텔객실이 31,362실 공급돼 수요인 37,561실에 비해 6,199실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현재 건립중이거나 미착공된 호텔객실이 2016년에 완전공급된다면 서울지역 호텔객실은 52,093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2010년부터 2014년말까지의 ‘호텔 사업계획 승인현황’과 2014년 7월 기준 ‘서울시 관광호텔 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로, 기존의 호텔 건립 사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면 오히려 호텔객실은 부족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 ⓒ 건축연구소 광장

정 의원은 또 정부의 수급분석에서 외래객의 호텔이용률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외래관광객실태조사의 지역별 호텔 이용률 평균값을 적용해 호텔이용률을 74.1%로 산출했다.

그러나 정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2012년과 2013년의 서울방문 관광객의 관광숙박시설 이용현황을 보면 2012년 기준 호텔이용률은 77.8%였지만, 2013년에는 64.9%로 12.9% 줄었다.

이처럼 호텔이용률이 낮아진 것은 세계경기침체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호텔보다 저럼한 모텔, 여관을 이용하거나 게스트하우스 이용, 레지던스 호텔의 이용비중이 높아진 것이 주요원인으로 추측된다. 2013년 모텔, 여관을 이용한 관광객은 8.5%, 게스트하우스 이용객은 8.4%였다.

정 의원은 “레지던스 호텔과 게스트하우스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때 외국인 관광객의 호텔이용비중이 향후에도 정부의 수급분석 보고서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더불어 세계경기침체로 관광업계 스스로 경기 전망 자체를 불투명하게 전망하고 있지만 정부는 단순히 외국관광객이 증가한다는 이유만으로 호텔관련 규제완화를 하려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증가 추세에 맞춰 호텔객실이 부족하다고 호텔건립 규제완화만을 추진하고 있지만 각종 숙박시설 공급현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관광숙박시설 계획은 수립하고 있지 못하다”며, “일본관광객의 감소, 중국관광객의 증가, 단체에서 개별관광객 중심으로 관광트랜드 변화 등을 고려한 계획 없이, 학교 앞에 호텔건립만 허용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정부의 관광정책수립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