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권과 수사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6일째 단식 중인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결단을 내려달라”며 공식 면담을 공식 요청했다.

김 씨는 18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이 통과될 때까지 매일 대통령을 만나러 청와대를 찾아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 씨는 “마치 이번 방한의 목적이 세월호 유가족의 위로인 것처럼 교황님은 방한 내내 유가족과 함께해주셨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선 “5월 16일 유가족 대표들과의 면담 때 언제든 다시 찾아오겠다고 하셨으나 다시는 유가족들을 만나지 않았고, 언제부턴가 세월호에 대한 언급조차 없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참사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이 우리 유가족을 만난 횟수보다 짧은 방한 기간 동안 교황이 유가족을 만난 횟수가 더 많다”고 꼬집었다.

김 씨 또 “박근혜 대통령은 교황께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해주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대통령께서 직접 우리를 위로해달라“며 ”우리는 내 자식이 왜 그렇게 죽었는지 알아야 치유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목숨 걸고 단식까지 하면 철저한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유가족과 무관한 교황도 우리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은 딸을 잃고 사선에 선 이 애비를 외면하지 말 것을 간절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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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을 마친 김 씨는 “제가 어느 정도 살이 빠졌는지 이제 공개해야 할 것 같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웃옷을 올려 앙상한 몸을 보여주었다.

김 씨는 “‘제대로 (단식)했으면 쓰러졌어야 한다’고 막말들을 하는데, 제가 얼마만큼 투지력으로 버텼는지 공개를 해야 믿을 것 같다”며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싶다. 저 밥 좀 먹고 싶다. 제 소원이다”라고 했다.

김 씨의 몸을 치료하고 있는 서울 동부병원 내과 이보라 과장은 “단식 전 57kg에서 지금은 47kg으로 체중이 17% 감소했으며, 팔과 관자놀이 근육마저 소진되어가는 상태”리며 김 씨의 몸은 더 이상 단식을 이어 갈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과장은 “지금 청와대가 한 눈에 보이고 정부종합청사가 지척인 광화문 광장에서 딸을 바다에서 구하지 못한 분의 생명이 서서히 꺼져가고 있다”며 “기아 상태인 김영오 씨를 치료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단원고 희생자 故 김동혁 군의 어머니 김성실 씨는 ‘go발뉴스’에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 눈물의 원인을 분석해 다시는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해주는 게 정부와 대통령의 역할인데 파란눈의 교황님이 그 역할을 대신하셨다”며 “국내 문제는 국내에서 해결을 해야 하는데 (세월호 참사가) 전 세계 언론에 알려지니까 정말 나라를 사랑했던 저희 유가족의 입장에선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아이들한테도 미안하다”며 “지금 아이들이 죽은 지 125일 짼데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다. 국민들이 응원해주시면서 좋은 인연이 많이 만들어 졌는데, 이제는 (특별법이) 빨리 통과돼 엄마 아빠들도 새롭게 좋은 인연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