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속 1.5~5% 인상…“가격 합당여부 모니터링해야”
“한국사람을 봉으로 보는 것 같아서 화난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로 유명한 샤넬이 1일부터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화장품 및 향수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인상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들이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이날 “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2월 1일자로 향수와 메이크업베이스, 아이섀도 등 일부 화장품의 백화점 가격을 1.5~5% 인상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의하면 백화점에서 판매중인 샤넬의 메이크업베이스 제품 ‘샤넬 르 블랑 메이크업베이스’는 6만 5000원에서 6만 8000원으로 4.6% 가량, 향수는 ‘No.5 오 데 퍼퓸’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 가격이 4~5% 가량 인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섀도 제품 ‘일루전 드 옹브르 에블뤼’는 2.2%, ‘샤넬 레 캬트르 옹브르’는 1.3% 정도 인상된 가격에 판매된다. 면세점에서 파는 샤넬화장품의 가격도 평균 1.5%에서 2%가량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그래도 소비자들이 ‘고가화장품’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데다가 최근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샤넬의 이번 가격 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경쟁업체인 랑콤과 에스티로더 등 지난해 말 일부 제품의 가격을 내린 바 있다.
실제로 모 온라인 유명 뷰티 커뮤니티에는 샤넬화장품 제품의 가격인상을 두고 “화딱지나요”, “면세조차 올랐대요. 슬퍼요”, “크림 거의 바닥인데 미리 사둘 걸 그랬나봐요”, “이젠 민간인은 샤넬근처도 못가겠네요”, “프랑스 가야겠네” 등 불만섞인 글들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안사면 그만이라지만 한국사람을 봉으로 보는 것 같아서 화나네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파이낸셜 뉴스>는 “샤넬코리아는 가격에 대한 언급을 할 수 없다는 본사 정책을 이유로 들며 구체적인 설명을 회피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원자재값 인상에 따른 불가피한 가격인상으로 알고있다”는 한 백화점 샤넬 화장품 매장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화장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관세혜택을 받거나 환율이 떨어지더라도 과거 수입제품들이 가격을 조정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며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려 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부자재(가격)가 오른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제품)가격을 올릴 수 있는 여지는 있었겠지만 아쉬운 점은 환율이 변하는데 좀 더 시기를 두고 (제품가격에) 반영시킬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생각도 든다”며 “(가격인상으로 인해) 소비자들에 대한 혜택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라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go발뉴스’에 “실제적으로 그동안 소비자단체들이 조사한 것을 보면 수입화장품이 국내화장품과 (비교해) 품질 면에 있어서 월등히 더 좋거나 그런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비싸게 가격을 받고있지 않느냐”며 “가격이 높으면 비싼 것에 대한 만족감을 갖고 가격을 지불하는 소비자들의 인식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가격구조나 유통구조가 명백히 합당하지 않은데 단순히 프리미엄 제품을 표방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며 “자세한 정보나 기초자료 등이 선행돼 가격인상이 합당한지에 대해 모니터링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go발뉴스’는 샤넬코리아 측의 입장을 듣기위해 수차례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