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인터뷰] 태백선 열차 사고.. “단선구간 1인 승무가 원인”

철도노조 릴레이 1인 시위.. “안전조치 묵살.. 최연혜 사퇴하라”

ⓒ 유미진 고발뉴스 길거리 특파원
ⓒ 유미진 고발뉴스 길거리 특파원

- 광화문엔 왜 나오셨나요.

이번 태백선 사고의 원인이기도 한 1인 승무 문제를 알리려고 나왔습니다. 중앙선이나 태백선은 단선 구간이기 때문에 1인 승무하기에 상당히 위험하거든요.

- ‘단선 구간’이 뭔가요.

일반적인 철도는 상하행이 함께 있는 복선구간이에요. 그런데 방금 말씀드린 구간들은 단선인 거죠. 한 열차 지나갈 때 맞은 편에 다른 열차가 없는 겁니다. 중앙선의 경우엔 청량리에서 원주까지는 복선화됐고 신호시스템이 보완됐어요. 그렇지만 원주부터 제천까지는 여전히 단선입니다.

- 단선 구간의 1인 승무가 특히 위험한 이유가 있나요.

기관사가 실수했을 때 그것을 보완해줄 수 있는 장치들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기관사도 사람이고, 실수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보완해주어야 해요. 제발 좋은 신호 장치나 기관차 내부의 시스템 같은 게 있어줘야 하는데, 선로 자체가 단선이다 보니까 아무리 보완해도 선로 상황이 안전하지 않은 거죠. 그래서 1인 승무하기에는 너무나 안 좋은 겁니다.

- 설명대로라면 단선 구간의 1인 승무, 꽤 위험한 것 같은데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인력 효율화다 뭐다 해서, 사람을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1인 승무를 시행하게 된 거예요. 저희 철도노동조합에서 ‘이것은 예고된 사고고, 1인 승무 안 되는 구간이다’ 라고 이야기해왔습니다. 안전 보완 장치나 복선 구간을 만들어야 한다고요. 최신 경부선에는 ATP 장치라고 해서 최신식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어요. 그렇게 되었을 때 1인 승무해도 늦지 않다는 겁니다.

- 원주부터 제천까지, 승객이 많지 않은 구간이라서 그런가요.

승객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고. 한 명이 타더라도 공공재이기 때문에 안전을 최우선시 해서 운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유미진 고발뉴스 길거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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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켓에 보면 최연혜 사장을 언급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최연혜 사장이 작년 가을에 오셨는데, 그때 총파업 했을 때도 태백선 1인 승무의 위험성을 알렸습니다. 그렇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죠. 더군다나 중앙선 1인 승무를 반대했던 사람들을 해고까지 시켰어요. 그런 사람들을 해고하고 나니 이런 사고가 난 것 아닙니까. 그래서 대체근무자를 뽑고, 기관사는 대체근무자가 있을 수 없어요. 다년간의 숙련을 통해 운전기술을 연마한 사람들만 운전을 할 수 있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언제 어떤 사고가 날지 알 수 없습니다.

- 그나마 대체인력을 뽑지 못하면 다른 분들에게 업무가 가중되겠군요.

없게 되는 거죠, 그 자리는. 우리가 휴일 근로를 하거나.

- 그래서 사고 가능성은 더 높아지는 거구요.

그렇죠.

- 경영진은 어떤 논리를 펴고 있나요.

경영진은 인력효율화 충분히 가능하고, 현재 시스템으로서 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런데 현재 시스템에선 기관사가 눈 부릅뜨고 다니지 않으면 안 돼요. 기관사에게 모든 것을 떠넘기는 거죠. 기관사가 그날 과로로 인해서 쓰러지게 된 상황이라 할지라도 기관사가 다 책임져야 합니다.

- 지난 태백 사고 때도 그랬나요.

이번 사고 때도 항상 그래왔듯이 기관사의 단순한 실수로, 기관사에 모든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계속 이런 식이면 동종의 사고는 또 일어날 수 있어요. 이번에는 한 분의 사망자와 다수의 부상자가 나왔지만 다음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혹시 피해를 당할지 모릅니다. 저희는 정말 그런 희생자를 원치 않고요.

- 희생자가 나와도 시스템은 바뀌지 않고요.

그렇죠. 정확하게 진상규명해야 합니다. 세월호 사고도 정확한 진상규명을 원하듯이 말입니다. 원인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고자 하는 거예요. 그래야만 다시 일어나선 안 될 사고들이 정말로 다시 안 일어날 거고요. ‘중앙선에서 원주 이후로는 단선구간이기 때문에 신호 시스템 같은 것들을 보완하고 나서 1인 승무를 시행하자’ 그것을 몇 년에 걸쳐 협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노조 주장은 사측의 효율화에 묻혀버린 거죠.

- 경영진이 방침을 바꾸면 바로 해결될 수 있나요.

그렇죠. 그런데 정부가, 구체적으로는 국토부에서 철도공사에 압박을 넣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효율화시키라고. 이런 압박이 있으니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좀 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데가 없나 찾게 되는 거예요. 국민들이 이 사실을 정확히 알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에 이 태백 사고의 기관사를 구속했다는 보도를 들었습니다. 구속된 기관사가 잘못한 것은 맞아요. 하지만 그 기관사에게 모든 것을 떠넘기기에는, 우리가 그동안 주장해왔던 바를 이행하지 않은 사측이, 그리고 국토부가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네.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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