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헌법재판소의 “자정 이전 야간시위는 허용해야 한다”는 해석을 받아들였다. 이는 자정까지 야간시위를 열 수 있는 자유도 확대된 셈이어서 향후 법해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10일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10일 야간시위에 참가한 혐의(집시법 위반)로 기소된 인권운동연대 서창호 사무국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헌재 결정은 주문의 표현 형식(한정 위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일부 위헌 취지라고 봐야 하므로 위헌결정으로서의 효력을 가진다”며 “집시법 중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 부분은 효력을 상실하므로, 이를 적용해 기소한 사건은 범죄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정 위헌은 법 조항의 전부나 일부에 대해 위헌 여부를 결정할 때 개념이 불확정적이거나 여러 가지 뜻으로 해석될 경우, 해석의 범위를 정하고 이를 확대하는 경우 위헌으로 본다.

지난 3월 헌재는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의 옥외집회 및 시위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0조에 대해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시위에 적용하는 한 위헌”이라고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

2009년 9월에도 같은 조항의 야간 ‘옥외집회’금지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으며, ‘시위’금지에도 한정위헌 결정을 내려 집시법 10조는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다.

▲ 사진 출처 트위터

한편 이날 대법원이 헌재의 결정을 일부 위헌으로 해석함으로써 하급심에서 자정 이전 시위에 대해 모두 무죄가 선고될 전망이다. 현재 집시법 10조와 관련해 하급심에 계류 중인 사건은 375건이다. 또 자정 전 야간시위로 이미 유죄 확정을 받은 사람도 재심을 청구해 구제받을 수 있게 됐다.

앞서 서 씨는 2009년 9월 23일 오후 7시 15분부터 9시까지 대구 시내에서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전국 순회 촛불 문화제’를 개최하고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1㎞를 행진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00만원, 2심에서 벌금 70만원을 선고 받은 바은 바 있다.

대법원의 이 같은 결정 소식에 네티즌들은 “이건 뭐 악법이라고 하기도 아깝고 한마디로 아주 지저분한 법이다. 야간시위금지 목적은 직장인들 시위 못하게 하기위한 것임. 낮에 시위하면 해고, 밤에 시위하면 감옥. 당연히 폐지되어야 할 법”(Ros****), “아직 대법원이 살아있네. 요즘 하는 짓 보면 법도 다 마비됐다 생각했는데”(뭐라****), “무슨 군사정권 시절 통금시간 정해진 것도 아니고 억울하고 하소연할게 없어 마지막 수단으로 집회로 표현 하는 건데 그 표현에 자유마저 침탈한다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써 당연한 판결 이다”(리오****)라며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