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당일 ‘전원구조’ 오보가 경찰의 무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원구조 오보는 세월호 침몰 초기 구조에 혼선을 주고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 최초 오보를 낸 언론사는 MBC인 것으로 비교적 먼저 밝혀졌지만, 왜 그같은 오보를 하게 됐는지를 놓고는 논란이 되어 왔다.

지난 4일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의 무전이 전원구조 오보의 진원지일 가능성을 내놓았다.

4월 16일 침몰 당일 최초로 ‘전원구조’ 오보를 한 MBC는 이에 대해 “당시 단원고 현장 취재를 하던 MBN 기자가 한 학부모가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고 다른 학부모들에게 외치는 것을 듣고 이를 MBN 서울지방경찰청 출입기자에게 보고했고, 오전 11시쯤 서울시경 MBN 출입기자가 이 같은 내용을 타사 기자들과 공유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MBN은 MBC의 전원구조 오보자막 시간(11시 1분 26초)보다 앞선 11시 1분 7초경 <단원고 측 “학생 모두 구조”>라는 자막을 최초 보도했다. 그러나 MBN의 경우 최초 자막과 동시에 “지금 증언과 각 곳에서 오는 정보가 다르다”, “지금 상황이 워낙 긴박해 모든 속보가 정확할 수는 없다”며 사실로 단정 짓지는 않아 최초 오보로 판단되지는 않았다.

MBN은 최민희 의원 측에 “10시 55분경 단원고를 취재하던 MBN 기자가 학교 강당에서 단원고 학교운영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마이크로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최민희 의원 측은 다시 '학교 강당에서 학부모의 말을 들었다’는 MBN의 해명을 확인하기 위해 안산 단원고 측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단원고 측은 “11시 전후로 학교 행정실에 있던 직원들이 함께 있던 4~5명의 경찰관들 무전기에서 ‘학생전원구조’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최민희 의원은 당시 행정실에 수많은 사람들이 오갔으며, 그중에 학교운영위원장이 있었던 것 같다는 단원고 윤모 전 행정실장의 증언에 따라 경찰의 무전내용을 오보의 진원지로 파악했다.

▲ ⓒ 해양경찰청

이 같은 내용은 4일 경기도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한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조사에서 중요 쟁점으로 떠올랐지만, 실제로 경찰관들의 무전에서 이 같은 내용이 교신 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이후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경찰청을 통해 확보한 경찰 112상황실 무선통신(TRS) 녹취록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정 의원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원구조’의 진원지는 바로 경찰청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녹취록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10시 27분 안산 고잔파출소장인 장 모 경감이 안산단원서 종합상황실 노 모 경사에 “2학년 1반은 전원 구조됐다고 학생이 학부모한테 전화왔답니다”라고 전했고 노 모 경사가 “2학년 1반 전원구조, 알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실제 2학년 1반 생존자는 19명이었다.

이 내용을 곁에서 듣던 단원고 관계자들은 2학년 1반 소리를 듣지 못했는지 ‘전원구조’라는 내용만을 확인해 학부모들에게 알린 것으로 보인다.

또 고잔파출소 김 모 순경은 오전 9시 12분경 안산단원서 종합상황실에 “배가 좌초되어 있고, 학생들은 구명조끼 입고 있답니다”, “좌초된 거 같답니다. 학생들 구명조끼 입고 있고 현재는 생명에 지장은 없답니다”고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정진후 의원은 “생존자 학생의 한 마디 말만 믿고 ‘전원구조’를 무전상황으로 검증없이 확인한 것도 경찰이고, 좌초설의 최초 유포자도 경찰무전이었던 것이 확인된 것”이라며 “사고수습 당사자도 아닌 경찰이 확인되지도 않은‘설’만으로 확신하고, 급속도로 유포시킨 모든 정황을 책임이 있다”며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