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각장애인이 안내견을 데리고 버스를 타려다 버스기사로부터 모욕적인 승차거부를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버스회사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정식 사과했지만 승차거부 당사자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민원과 진정을 접수해 파장이 예상된다.

▲ ⓒ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15일 자신을 시각장애인이라고 밝한 한 네티즌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14일 안내견과 함께 신림 호림박물관 앞에서 A회사의 버스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모욕적인 승차거부를 당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기사가 ‘어디서 개를 데리고 타려 해. 당장 내려’라고 고성을 질렀고, 시각장애인 안내견이라고 설명했음에도 ‘그런거 난 몰라. 다 필요없어. 당장 내려’라고 했다”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정당한 사유없이 장애인 보조견을 승차거부할 수 없음을 설명하는 본인에게 ‘벌금 낼게. 당장 내려’라며 버스 카드를 찍으려는 본인의 손을 쳐내려 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안내견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표시 조기와 정부가 승인한 보조견 보조기를 차고 있었다”며 “버스를 못타면 집에 갈 수 없는 본인은 승객들에게 ‘보조견과 탑승해도 되느냐’라고 묻고 승객들이 단체로 허가하고 나서야 앉을 수 있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같은 사실이 SNS를 통해 퍼지며 항의 글이 폭주하자 버스 업체는 16일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버스업체는 “마음에 상처를 입은 고객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즉각적인 교육과 유사한 사례가 발생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의 운전기사는 회사의 관련 절차에 의거해 합당한 처벌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승차거부 당사자는 17일 CBS<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버스회사에서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단순한 후속조치가 아니라 확실하게 재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좀더 차분하게 대처를 하려고 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차별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장애인복지법 제40조에는 안내견이 대중교통수단에 탑승하거나 공공장소 등에 출입하고자 할 때 거부해서는 안 되며 이를 어길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현실에서 안내견 사용자인 시각장애인들의 승차거부가 빈번해 조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