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나쁜 사설’ 선정 <문창극 칼럼>.. ‘내용이 뭐길래’

盧 서거 당시.. “죽음으로 범죄 없어지는 것 아냐”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10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가운데 문 후보가 중앙일보 재직 당시 작성한 사설들이 편파 논란에 휩싸였다.

문 후보자는 2009년 2월 ‘김석기를 살려야 한다’는 사설을 통해 용산참사 당시 과잉 진압을 주도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옹호했다. 그는 “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이 나라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라며 “앞으로 경찰청장의 목은 데모대가 쥐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인 2009년 5월 26일 ‘공인의 죽음’이라는 사설에선 “그렇지 않아도 세계 최대의 자살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이 나라에서 대통령을 지낸 사람까지 이런 식으로 생을 마감한다면 그 영향이 어떻겠는가”라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문창극 중앙일보 전 주필
문창극 중앙일보 전 주필

이어 “자연인으로서 가슴 아프고 안타깝지만 공인으로서 그의 행동은 적절치 못했다. 그 점이 그의 장례절차나 사후 문제에도 반영되어야 했다. 검찰의 처리도 문제다. 당사자가 죽음으로써 자연스럽게 공소권이 상실된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범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과 검찰 수사 중단을 비난했다.

이어 2009년 8월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자금 조성과 재산 해외 도피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는 단순히 소문 차원이 아니라 언론을 통해 몇 차례 공식적으로 제기된 문제”라면서 이를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남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 후보자가 제기한 비자금 조성과 재산 해외 도피 의혹은 이미 언론에 수차례 거론됐다가 사실무근으로 확인됐으며 해당 언론사는 정정보도문 등을 게재하고 사과한 뒤였다. 김 전 대통령 측은 반론보도문을 통해 이러한 사실들을 지적하고 “문 대기자는 객관적이고 분명한 사실을 외면했다. 더욱이 병석에 계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문 후보의 편파적 사고는 2012년 4월 24일 사설에서도 드러났다. 2012년 총선이 끝난 시점에 쓰인 ‘기적’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문 후보는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큰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 “하늘의 마음이 작용한 기적”이라고 썼다.

그는 “만일 예상했던 대로 야당이 과반을 차지했다고 가정해 보자. 지금 이 나라는 얼마나 어지럽겠는가. 야당은 당장 한·미 FTA 폐기를 발의한다고 법석을 떨고 있을 것이다”라며 “제주도 강정마을은 어떻게 됐겠는가. 거기서 데모를 하던 패들은 아예 건설현장을 점령했을 것이고, 지키던 경찰이나 군인들은 아마 패잔병 꼴이 되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문 후보자는 소신있고 강직한 언론인 출신으로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인 대안을 통해 우리 사회 잘못된 관행과 부패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 분”이라고 문 후보자를 소개했지만, 실제로는 <중앙일보> 출신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인사를 내정함으로써 야권과 시민사회의 반발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문 후보자의 <문창극 칼럼>은 2000~2003년까지 6차례에 걸쳐 민언련 신문모니터 위원회가 선정한 이달의 ‘나쁜 사설’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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