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또다시 ‘朴 규탄’ 침묵행진.. ‘연행 안 두렵다’

“세월호 미스터리.. 반드시 진상규명 처벌해야”

‘5.18 침묵시위’로 연행되었던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또다시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노란 리본을 묶은 국화와 함께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침묵 행진을 벌였다.

24일 오후 4시 서울 명동 밀리오레 앞에서 모인 대학생들을 포함한 시민150여명은 ‘가만히 있으라’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명동 일대를 행진 한 후 시청광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날 행진에는 지난 ‘5.18 침묵시위’ 때 연행됐던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참석해 당시 연행 상황 등을 성토하기도 했다.

한 여대생은 “유치장에서 경찰관이 욕설을 내뱉고 여자화장실을 사용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묵살하는 등 상당한 인권 침해를 받았다”며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 시민의 인권을 무시하고 욕을 하는 등의 행패를 보이는 것에 공권력은 정권의 개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경찰을 비난했다.

서울 명동시내 한복판을 행진하는 시민들 ⓒ'go발뉴스'
서울 명동시내 한복판을 행진하는 시민들 ⓒ'go발뉴스'

노원에서 온 박은하씨는 “연행된 날은 5.18이었다. 광주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던 시민들에게 경찰이 총구를 겨누던 바로 그날”이라며 “34년이 지난 2014년에도 경찰들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연행하고 사지를 들어 끌고 가는 참담함을 보였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유치장에서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봤다. 이윤을 생명보다 우선시 하는 기업은 엄벌에 처하겠다,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하더니 그 날 원전 수출을 위한 홍보차 UAE를 갔다”며 “이것은 모순이다. 박 대통령에게 끊임없이 이윤보다 생명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 해야 될 것 같다”고 분노했다.

또 다른 시민은 “세월호는 너무나 보이지 않는 미스터리로 가득 차 있다”며 “우리는 이 학살에 대해 광주처럼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처벌이 뒤따를 수 있게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39일째인 이날, 사건에 대해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강하게 제기됐다. 한 여대생은 “성년의 날 받은 장미 대신 국화꽃을 들고 침묵행진을 나섰는데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고 수많은 경찰 병력에 행진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며 “300명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행진도 못하는 나라의 국민인지 무기력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그러나 계속해서 침묵행진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건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가만히 있다가는 모두 함께 침몰할 거라는 두려움 때문 이었다”며 “우리가 끊임없이 가만히 있지 말자고 이야기 하는 자리들, 걸음들을 모두 다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침묵행진을 최초 제안한 용혜인씨가 행진에 앞서 발언 중이다. ⓒ'go발뉴스'
침묵행진을 최초 제안한 용혜인씨가 행진에 앞서 발언 중이다. ⓒ'go발뉴스'

최초로 침묵행진을 주도한 용혜인씨는 “3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죽음을 더 이상 해프닝으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박 대통령에게 “계속해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 정권이 개각을 한다면 끊임없이 침묵행진으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에 앞서 오후 3시에는 30~50대 시민들이 ‘아버지 어머니 이름으로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침묵 시위를 벌였다.

SNS에서 이같은 시위를 제안한 트위터리안 ‘12월의 노래’는 ‘go발뉴스’에 “마음속으로 분노 가지고 있지만 행동한다는 것이 무섭고 두려운 것을 사실”이라며 “그러나 어른들이 나서고 어머니 아버지들이 분노를 실천하는 것을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시위 제안 배경을 밝혔다.

한 시간 가량 시위를 벌인 30~50대 시민들은 ‘가만히 있으라’ 침묵 행진에 합류, 대학생들의 뒤를 따르며 시청광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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