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아들 후문입학 꼼수, 절차도 위반

입학전형서 외부위원 배제…유기홍 “국회조사 착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의 영훈국제중 입학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입학했다”고 했지만 영훈국제중은 입학전형절차에서 외부위원을 배제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형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은 23일 “동화 속 왕자가 ‘거지놀이’하나, 후문으로 입학하려는 꼼수”라고 비난했고 민주통합당 유기홍 의원은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에 즉각 입학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유 의원은 자료 요청을 해놓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 MBC 화면캡처
ⓒ MBC 화면캡처

23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 아들이 입학했던 2013학년도 입학전형에서 입학전형 위원회 위원 가운데 외부위원은 단 한차례도 입학 전형 절차에 참가하지 않았다.

외부위원이었던 곽상경 전 영훈국제중 교장은 22일 <한겨레>에 “지난해 9월께 영훈국제중 교감으로부터 외부 입학전형위원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승낙했다”며 “그러나 그 뒤 단 한차례도 입학 절차와 관련한 회의나 서류전형 심사에 참여한 적이 없고 사후보고조차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2013학년도 영훈국제중의 신입생 선발전형 입학전형위원은 외부 위원 1명, 내부 위원 6명으로 총 7명이다. 그러나 외부위원을 참가시키지 않고 내부위원으로만 선발했다는 것으로 지침 위반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자기주도학습전형 및 고등학교 입학전형 영향평가 매뉴얼’에 따르면 특성화고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는 퇴임 교원, 해당 지역 대학교수 등 외부 입학전형위원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 성북교육지원청측은 “외부 입학전형위원을 두고서도 전형에 참여시키지 않았다면 지침 위반”이라며 “위반이 확인되면 시교육청이 감사를 통해 처벌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또 2010학년도, 2012학년도 영훈국제중 입학업무를 맡았었던 곽 전 교장은 “3년간 입학 업무를 하면서, 시교육 지침에 따라 공정성을 위해 외부 전형위원을 전형에 참여시켰다”고 말했다. 2013학년도에만 외부위원을 배제시켰던 것이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이 귀족학교 영훈국제중에 일반 전형이 아닌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합격해 논란이 일자 학교측은 22일 “절차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고 삼성측도 SNS 등을 통해 “정상적이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입학했다”고 해명했었다.

이에 대해 김형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은 23일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실력이 있으면 당당하게 일반전형으로 지원을 했어야 했다”며 “뭐가 부족해서, 사회적 배려대상자로 지원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동화 속 왕자의 거지놀이도 아니고..”라고 힐난했다.

김형태 교육위원은 “바뀐 교과부와 교육청 지침대로 했다고 하니, 불법은 아니라고 하지만, 엄연히 사회적 배려 대상자 입학 취지에 반하는 편법이고 꼼수”라며 “있는 사람들이, 비신사적, 비교육적으로 후문으로 입학을 하려고 하는지 국민 정서상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고 비판했다.

아울리 김 위원은 “제도에도 문제가 있고, 의식에도 문제가 있다”며 “이번에 악용사례가 드러났으니, 애초 취지대로 저소득층으로 한정하도록 지침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김 위원은 “사회 특권층, 부유층들이 정말 사회지도층답게 모범을 보이고 더 도덕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일갈하고 “독일처럼 승진이나 임금으로 차별하지 않는다면 이렇게까지 편법 탈법까지 써가며 일류학교에 입학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회 시스템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회 교육과학위원회의 민주통합당 간사 유기홍 의원은 22일 성명을 내고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이재용 부회장 아들의 입학을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유 의원은 23일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서 문제제기를 했으며 자료를 요청해 조사에 들어갔다는 사실도 밝혔다. 유 의원은 “우선 제도 자체가 잘못됐고 운영 과정에서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관계 당국에 자료 요청을 해놓고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또 유 의원은 “우리나라 최대 재벌의 손자가 경제적 취약계층이고, 사회적 약자냐”며 “입학전형 절차상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만 반복하는 삼성과 영훈국제중의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수준 이하”라고 비난했다. “국민적 공분이 더 커지기 전에 이재용 부회장은 즉각 입학을 포기하고 교육당국은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요건을 완화시킨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과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서울시교육청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본래 제도 취지에 부합하도록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기는 양태가 아니라 개천에서 용나는 교육 정책을 펴야 한다”며 “교육이 불평등한 사회적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도 비난이 이어졌다. 트위터러 ‘daed****’은 “이재용씨 아들의 국제중 입학 논란에 왜 삼성이 나서서 변명을 하는지 모르겠군요. 이재용씨 개인문제는 개인 변호사 입장을 밝히면 될 것인데”라며 “늘 이런 식 기업주=기업 이라는 논리를 세뇌시켜 기업주처벌=기업처벌=국가위기 이 딴식의 논리를 국민에게 세뇌”시킨다고 꼬집었다.

<뉴스타파> 제작진인 최경영 KBS 기자도 “이건희나 이재용이 삼성은 아니다. 삼성의 홍보실은 회사를 위해 일하라. 삼성 일이 아니다”며 “찌질한 짓은 이재용이 했지 삼성이 하지 않았다. 스스로 기업 이름에 먹칠을 자초하지 말라. 당신들 계산법대로라면 국격실추와 기업이미지 훼손으로 수조원이 날아갔다”고 일갈했다.

선대인 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은 “이 땅의 가진자들은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한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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