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학생 생각하는 선생님 되겠다”.. 끝까지 제자 지켜
세월호 침몰 당시 학생들의 탈출을 돕다 숨진 단원고 2학년 2반 담임 전수영씨의 페이스북 글이 뒤늦게 네티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전 씨는 지난해 2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용 합격했어요. 항상 학생을 생각하는 선생님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임용고시 합격 소감을 남겼다.
고려대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한 전 씨는 지난해 2월 임용고시에 합격해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 처음 부임했다. 가르치던 1학년 학생들이 2학년으로 진급하자, 스스로 2학년 담임을 자청해 제자들과 함께 수학여행 길에 올랐다.
20일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전 씨의 시신은 19일 오후 6시 세월호 3층 주방 식당에서 수습됐다. 발견 당시 청색 긴 팔 후드 티셔츠와 카키색 트레이닝복 바지 차림으로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다.
세월호가 침몰 중이던 지난달 16일, 전 씨는 어머니에게 “엄마 배가 침몰해”라는 문자를 보낸 후 학생들 구조에 뛰어들었다. 곧장 어머니가 전화해 “구명조끼 입었냐”고 물었지만 전 씨는 “아이들은 구명조끼 입었다. 학부형하고 연락해야 하고 배터리도 없으니깐 끊자”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당시 남자친구에게도 “배가 기울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빨리 구명조끼를 입히고 챙겨야 한다”고만 말하고 바로 전화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 씨의 어머니는 “구조됐으면 연락해” “사랑해 얼른 와” “예쁜 내 딸 보고 싶어, 엄마가 미안해” “사랑해” 등 여러 차례 문자를 보냈으나 답장은 끝내 오지 않았다.
전 씨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하늘나라에서도 제자들과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미안합니다”(@VA*), “무서워했을 제자들을 끝까지 곁에서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ansk****), “진정한 단원고 교사"(@joy****)”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한편, 전 씨는 실종된 단원고 교사 11명 중 8번째로 발견됐다. 아직 교사 3명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전 씨의 시신은 20일 새벽 헬기로 서울성모병원으로 운구돼 22일 발인을 거쳐 화성 효원납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