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독점으로 사회를 관리하는 권력’을 뜻하는 ‘빅브라더’ 표현을 국가인권위 보고서에서 제외하라는 주장이 인권위 내부에서 나와 지나친 내부검열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일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유영하 인권위원은 주민등록번호제도 개선권고안을 공개 심의하던 중 “공적인 보고서에 '빅브라더'라는 표현을 쓴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위원은 이어 “국가기관이 기본 자료를 축적하는 것은 기본적인 의무이며 정보유출 문제는 대부분 민간 부문에서 발생했다”며 ‘빅브라더’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 ⓒ 국가인권위원회

그러나 ‘빅브라더’는 정보 인권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개념으로, 인권위 안팎에서는 “사무처가 주민등록제도 개선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이 단어를 사용한 것이 왜 부적절한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빅브라더’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처음 등장한 단어로 정보를 독점해 사회를 통제하는 국가·사회 권력을 뜻한다. 사무처는 보고서에서 공공기관이 법령을 근거로 많은 양의 개인정보를 보관·활용하고 있어 남용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런 위험을 '빅브라더'로 표현했다.

이에 한 인권위 직원은 <연합>에 “‘빅브라더’가 국가를 부정적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반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영하 인권위원은 새누리당 경기 군포 당협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지난 3월 새누리당의 추천을 받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에 임명됐다.

해당 소식을 접한 한 트위터리안(@nar***)은 “‘빅브라더’가 불편하다고 쓰지 말라니 과연 빅브라더적”이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트위터리안(@myog****)은 “이상하군. ‘정보를 독점해 국가를 통제하는 독재권력’보다 ‘빅브라더’가 낫지 않나?”고 지적했다.

그 외에 네티즌들은 “빅브라더라는 흔한 표현 하나 정권 눈치 보고 마음대로 사용 못 하는 인권위가 무슨 인권위?”(관*), “빅브라더 쓰지 못하게 하는 행위 자체가 더 빅브라더 같은데?”(l3k7****), “뭐 이것도 인권위원의 개인적 일탈이 아니겠어요”(wond****), “국가에 부정적일 수도 있다는 이유로 쓰지 말라니, 이보다 더 국가를 부정적으로 보이게 만들 수가 있나. 소설이 아니라 예언서였군”(rham****), “저런 게 인권위원에 올라가 있다니. 이젠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조차도 모르는구나”(lest****)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