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맞아 ‘간접’ 사과.. 네티즌 “부처님 이용 말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발생 21일째를 맞는 6일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이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축하메시지 형식으로 언급됐기에 지난 번 국무회의 사과에 이은 ‘간접 사과’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박 대통령은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 축하메시지를 통해 “물욕에 눈이 어두워 마땅히 지켜야 할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그런 불의를 묵인해준 무책임한 행동들이 결국은 살생의 업으로 돌아왔다”며 “어린 학생들과 가족을 갑자기 잃은 유가족들에게 무엇이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랜 세월을 묵인하고 쌓아왔던 잘못된 관행과 민관 유착, 공직사회의 문제 등을 바로잡고 부정과 비리를 뿌리 뽑아서 바르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고자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며 “저는 이번 희생이 헛되지 않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국가 정책과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기심을 위해 정의를 등지지 말라’고 하셨던 부처님 말씀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부조리와 적폐를 바로잡고 올바른 정의를 세워나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사과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1일째만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비공개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유감의 뜻을 밝혀 실종자 가족은 물론 국민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지난 번 국무회의 사과에 이은 또 한번의 ‘간접 사과’라고 비난했다.
한 네티즌(동한*****)은 “자비로우신 부처님을 이용하지 마라. 어디다 비빌 생각말고 그냥 진심으로 사과해라”고 일침을 날렸고, 또 다른 네티즌(BM*)은 “왜 또 휴일에 사과하니”라고 비꼬았다.
이 밖에도 “300명이나 죽여놓고 죄송하다로 안 되지”(건강*), “누릴 건 누리지만 의무는지지 않겠다. 잘못은 했지만 책임은 없다. 우리나라 권력층, 부유층과 기득권의 사고방식”(멋진**), “옆구리 찔러 절 받기? 대책 수립 후 사과하느니 하더니 또 여론이 안 좋아지니 절에 간거야?”(sand***), “적폐를 없애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수장의 솔선수범이다. 정수장학회, 국정원 댓글, 사대강담합 수사 등 정직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바르게 해갈 때 가능한 것”(알이**), “와 닿진 않습니다”(윤*), “늦었다.. 심하게”(나는***), “두 시간 동안 애들 구조 안하고 뭐한거야? 이 나라가 애들 죽인 거야”(onl****) 등의 비난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