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빅3’ 후보군의 공식 경쟁이 임박했다. 이 중 서울시장 후보를정하기 위해 당내 경선을 먼저 치러야 하는 새누리당에선 양강 후보인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 간 힘겨루기가 시작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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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에 따르면 포문을 먼저 연 쪽은 정 의원이었다. 정 의원은 11일 인터뷰에서 “김황식 전 총리는 임명직을 오래 하신 분이고 저는 선출직을 26년째 해서 많은 차이가 있다. 김 전 총리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비슷한 측면이 많다”고 박 시장과 ‘닮은꼴’론을 폈다.

정 의원 말처럼 박 시장과 김 전 총리는 ‘서울대 출신’과 각각 ‘검사와 판사’로 법조계에 발을 담갔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현직 시장과 전직 총리로 행정가의 이미지를 쌓았다는 점도 유사하다. 특히 지지층 측면에서도 두 사람은 서울의 호남표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민정치컨설팅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은 “전남 장성 출신인 김 전 총리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을 자극하고 있고, 박 시장도 민주당 소속이라 호남 기반 유권자들에게 어필한다는 측면에서 닮은꼴”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 전 총리가 광주지법원장, 대법관 등 정통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면 박 시장의 이력은 시민단체 등 재야에 집중되어 있다. 박 시장은 민주화 시위로 서울대를 중퇴한 뒤 사법시험에 합격해 평검사 생활을 잠깐 했을 뿐 1982년 변호사 개업 이후 시국사범 변호를 주로 맡았다. 1995년 참여연대 창립회원으로 참여하면서부터 시민단체에서 명성을 얻었다.

이러한 두 후보의 ‘행정가형’ 이미지에 대해 김 전 총리를 돕고 있는 새누리당 이성헌 전 의원은 “시민단체에서 감시자 역할을 주로 해 온 박 시장과 감사원장·총리 등 국가적 영역에서 봉사한 김 전 총리를 비교하는 것은 질적으로 다르지 않겠나”라고 <서울신문>에 말했다.

반면 정 의원과 박 시장은 이질적인 부분이 많다. 두 사람이 부산·경남(PK) 출신인 점만 같을 뿐 정 의원은 기업가 출신·보수 여당 정서, 재야 시민단체·젊은 진보계층에 어필하고 있다.

윤 센터장은 “지지계층 측면에서 정 의원은 40~50대의 중도보수층, 글로벌한 도시 비전의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을 공략해야 한다”면서 “박 시장은 2040세대의 젊은 야권 성향 계층이 기반인 반면 정 의원과 김 전 총리는 표심이 겹치기 때문에 경선 단계에서 일반 유권자 공략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이 당선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40대에서 30% 포인트 차로 격차를 내며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 승리하는 등 40대 표심이 확연히 야권으로 쏠린 바 있다.

한편 세 후보의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지난 6일 중앙일보와 한국갤럽이 실시한 가상 대결에선 정 의원이 45.3%로 박 시장의 46.5%와 오차범위(±3.5% 포인트) 내에서 경합 중이다. 김 전 총리는 37.9%로 박 시장 49.6%에 열세를 보였다.

반면 한겨레와 리서치플러스가 6~8일 실시한 조사에선 박 시장이 47.5%로 정 의원(39.2%)보다 8.3% 포인트 앞섰다. 김 전 총리와 박 시장은 각각 31.8%와 51.1%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