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한국과 중국 등에 체류했던 미국인이 고국에 돌아가 현지 언론에 일본군이 조선에서 자행한 참상을 생생하게 고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워싱턴 타임스> 1922년 3월 5일 자 4면에는 ‘일본이 조선을 총과 대검으로 억압하며 98명의 여성이 대량 학살당했다’는 제목의 기사가 사진과 함께 전면에 실렸다.

<워싱턴 타임스>는 기사에서 조선의 독립 투쟁에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미국인 사업가 ‘로버트 워드’가 3년 동안 극동 아시아를 다니며 직접 보거나 들은 참상을 르포 형태로 풀어냈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들과 역사학 교수들은 워드가 기사에서 고발한 사건은 간도 참변, 수원 제암리 집단학살사건 등인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워드는 1920년 일본군이 독립군 토벌을 위해 한국인 마을을 습격해 3600여명의 민간인을 학살한 간도 참변의 한 현장을 언급하며 이를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중립국인 벨기에를 침공해 대량 학살을 자행했던 사건에 비유했다.

워드는 한 곳에서만 조선인 336명이 처형당했고 이들 중에는 남편과 아들의 행방을 말하지 않아 처형된 여성 98명이 포함돼 있었다며 부녀자 학살까지 서슴지 않았던 일본인의 만행을 고발했다.

▲ ⓒ 위키피디아

또한 그는 일본 경찰이 3·1운동에 대한 보복으로 저지른 1919년 수원 제암리 집단학살 사건의 잔혹한 실상도 전했다.

워드는 일본 경찰이 미국인 선교사와 접촉하거나 교회에 모여 독립운동을 계획한 것으로 의심되는 조선인들을 학대했다고 서술했다.

또한 일본군은 제암리 학살을 숨기려 모든 남성주민을 교회에 들어가라고 한 뒤 불을 질렀고 밖으로 나오는 사람은 총검으로 찔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워드는 총살과 생매장 현장 등 자신이 목격한 일본의 잔혹성을 고발하고, 이런 일본과 미국과의 전쟁이 머지않았으니 이에 대비해야 한다며 분석했다.

워드는 당시 서울뿐만 아니라 조선 어느 곳에서든 길거리에서 14에서 15세의 어린 소녀들에게 총검이 겨눠진 상황을 목도했다며 관련 사진을 함께 게재하기도 했다.

사진에서 소녀들은 일본인 관료들 앞에서 발가벗겨진 채 고문을 당하거나 서로 엄지손가락이 묶인 상태로 군인들에게 끌려가기도 했다.

한편 1919년에 발생한 3·1 운동은 도시에서 시작된 국내 독립운동 움직임이 농촌 등 전국을 넘어 중국, 미국 등지까지 확대되게 한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미국인 선교사들을 통해 일본의 탄압과 우리의 항일투쟁 상황이 전달됐고 1919년 4월 뉴욕 타임스 기사를 시작으로 해외 언론에도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문화말살정책, 민간인 학살 등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최근 일본 아베 정권의 과거사 부정과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망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3·1절을 앞두고 일본군의 이런 잔혹성이 다시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두번 다시는 흘리고 싶지 않은 눈물이다”(whi****), “3월1일 노는 날 이라고 기뻐하기 전에 잠깐이라도 나라를 생각하자”(dla****), “저런 일본에게 충성맹세하고 독립군 못 잡아 안달한 친일파들. 현재까지 엄청난 재산가로 정권실세로 있는 그놈들부터 사법처리해야한다”(kim****), “진정한 사과를 천번만번해도 용서를 할 수 있을까 말까한데, 과거사를 부정하고 식민지찬탈을 정당화하는 친일인사들과 수구세력 일본인들 때문에 오늘도 분함과 원통함으로 진절머리를 친다 역사를 잊는 국민에겐 역사는 반복되고 고통은 다시 부활 한다”(gia****)라며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