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무장투쟁을 벌이다가 체포된 의병장과 항일투사 259명을 잔혹하게 학살한 기록이 발견됐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남 하동지역 항일투사들의 자료를 모아 온 정재상 하동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장은 구한말 을사늑약(1905년) 이후 1907~1909년 국내에서 50~400여 명의 의병대를 조직, 무장투쟁을 벌이다가 체포된 항일의병장 41명과 무명 항일투사 218명의 학살 기록이 담긴 문건을 찾았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 문건들을 국가기록원과 토지주택박물관 등지에서 확인했고, ‘진중일지’와 ‘폭도에 관한 편책’, ‘조선 폭도 토벌지’ 등 일제가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일본군 보병 등이 일제에 항거한 의병을 폭도로 규정해 탄압한 자료라고 정 위원장은 덧붙였다.

이 문건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하동 출신 정승유 의병장이 지리산을 중심으로 항일투쟁을 벌이다가 체포되고 나서 탈옥하고 총살당한 기록과 일본군에 의해 모진 고문 끝에 칼로 무참하게 살해된 합천 출신 신상호 의병장 등에 관한 기록이 담겨 있다.

특히 항일투사들 가운데 41명의 의병장은 일제에 또다시 항거하지 못하도록 본보기로 처참하게 살해했다.

▲ ⓒ 'SBS'

강원 태백 출신 김성산 의병장은 1907년 소백산맥 부근에서 일본군과 교전을 벌이다가 체포돼 ‘격살(擊殺)’됐다는 기록으로 미뤄 몽둥이로 맞아 살해됐다고 정 위원장은 설명했다.

김 의병장과 함께 체포된 의병 50여 명은 일본군의 칼에 찔려 한꺼번에 전사했다.

경남 합천 출신의 신상호 의병장은 1907년부터 가야산과 지리산 일대에서 의병활동을 벌이다가 체포됐는데 일제는 ‘도륙’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칼로 잔인하게 찔려 죽였다.

또한 1908년 체포된 전남 곡성 출신의 손학곤 의병장은 일본군 진영에서 모진 고문을 당하고 나서 머리가 박살 나 처참하게 죽어갔고, 전북 진안 출신의 김진명 의병장은 1907년 의병 100여 명을 지휘해 경찰서 등을 습격하다가 체포돼 모진 고문 끝에 목이 잘려 순국했다고 <연합>은 전했다.

이들 외에도 의병장 대부분은 잔혹한 수법으로 학살당하거나 총살됐다.

정 위원장은 “일제는 의병장들을 폭도의 수괴로 몰아 본보기 차원에서 처참하게 죽이는 등 탄압했다는 사실이 기록에서 드러났다”며 “의병장들이 아예 재판을 받지 못하도록 ‘도주를 기도했다’고 상부에 보고해 학살을 자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국 독립을 위해 처참한 최후를 맞이한 항일투사들의 기록이 정부의 독립유공자 서훈심사에 중요한 자료로 반영돼야 한다”며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를 위해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보훈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일본은 선조의 잘못을 인정하고 가슴 깊이 사죄하라”(bbbb****), “일본 식민지로 36년동안 살아왔는데 이제는 남북으로 분단되어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어야 하는 나라 현실이 안타깝기가 그지없다”(gusw****),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이 저리 많은데..”(csy0****), “이런 걸 국제사회에 멀리 멀리 퍼트려서 외교적으로나 국제적으로 고립 시켜야됨”(kbk6****), “조국을 위하여 목숨을 걸고 일본과 끝까지 싸운 저런분들이 계셔서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일본에 빌붙어 조국과 민족을 팔아서 자기 한몸 호의호식하기 바쁘게 살았던 친일파들을 모조리 처단하지 못한 모습 보여 후손으로서 부끄럽기도 합니다”(core****) 등의 반응들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