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기쁘면서도 잔인한 장면.. 상봉 정례화 돼야”
3년4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으로 금강산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뉴시스>에 따르면 20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동안 시작된 첫 ‘단체상봉’에서 남측 이산가족들과 동반가족 140명은 북측 가족 170여명과 60여년 만에 꿈에 그리던 혈육들을 만나 이산의 한을 달랬다. 이후 이들은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된 북측이 주최한 환영만찬에도 참석했다.
행사장 분위기는 화가애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한 측 가족들이 상봉을 위해 입장할 때 남측에도 널리 알려진 흥겨운 리듬의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가 행사장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김정일 국방위원자 간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2010년까지 열린 이산상봉 행사에서 악명을 떨친 북측 보장성원들은 이번에도 감시활동을 펼쳐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들은 1~2명씩 조를 짜 금강산 호텔 만찬장의 테이블을 돌며 이산가족들이 나누는 대화내용에 귀를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남측 공동기자단의 취재활동에도 에둘러 개입을 하며 우리 측과 언성을 높이는 장면이 목격됐다. 행사장 곳곳에서 “방해되지 말게 가시죠”라며 취재 활동에 끼어드는 북측 보장성원들과, “방해 안 되게 듣고만 있는데 왜 그러냐”라며 응수하는 우리 측 기자단이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행사 마감시간이 임박하자 가족별로 단체사진을 찍으며 눈물바다를 이룬 행사 초반에 비해 차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북측의 리충복 상봉단장은 환영사에서 “금강산 지구에 폭설이 내렸지만 남북이 서로 힘을 합쳐 난관을 극복해 오늘 같은 결실을 맺었다”며 “분단의 뼈아픈 현실을 절감하고 있는 여러분이 남북 통일과 평화번영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상봉 두 번 째날인 21일에도 금강산에서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단체상봉 등 3차례에 걸쳐 2시간씩 모두 6시간을 만난다.
다만, 거동이 불편해 전날 구급차에서 가족과 상봉한 91살의 김섬경 할아버지와 84살 홍신자 할머니는 건강 악화로 이날 오전 개별상봉 후 귀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상봉 대상자는 오전 9시 외금강호텔에서 개별상봉을 한 뒤 금강산호텔에서 정오에 단체 식사를 하고, 오후 4시에는 단체상봉을 한다. 이 중 개별상봉은 가족 단위로 숙소에서 비공개로 이뤄진다.
행사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9시 금강산호텔에서 1시간의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3일간의 짧은 만남을 마감하고 오후 1시께 귀환할 에정이다.
이번 상봉은 남측 상봉 신청자가 북측 가족을 만나는 1차 상봉(2월20∼22일)과 북측 신청자가 남측 가족을 만나는 2차 상봉(2월23∼25일)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2차 상봉도 같은 일정으로 진행되며, 2차 상봉에 나서는 북측 상봉 대상자들은 88명, 남한 가족들은 372명이다.
한편 이산가족 상봉 소식에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20일 자신의 트위터에(@moonriver365) “60년 넘게 떨어져 있었어도, 그저 ‘살아있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것이 가족인가 봅니다”라며 “반가우면서도 슬프고, 기쁘면서도 잔인한 장면입니다. 이산가족 상봉이 정례화 되고, 참여정부 때 금강산에 건설해놓은 상설면회소가 하루빨리 가동되면 얼마나 좋을까요?”라며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를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