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모두 질타.. 교장 “재심의 하겠다”
공군사관학교가 졸업식 때 졸업 성적 1위에게 수여되는 대통령상 수상자를 막판에 2위와 뒤바꾼 것과 관련 성차별 논란이 일자 ‘재심의’ 하겠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1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영만 공군사관학교 교장은 졸업 서열 1위인 여생도가 대통령상 대신 한 단계 낮은 국무총리상을 받고, 2위인 남생도를 대통령상 수여자로 정한 것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재심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사는 졸업생 1등에게 대통령상을, 2등에게 국무총리상을 수여해 왔으나 이번 62기 졸업식에서 수석 졸업하는 여생도를 국무총리상으로 막판에 바꿨다. 하지만 2위와 1위 생도가 받을 상이 뒤바뀔 뚜렷한 이유가 없어 ‘성차별’ 논란이 일었다.
수석졸업자로 알려진 4학년 정 모 여생도는 4년간 줄곧 성적 1위를 유지했으며 교학과장도 ‘체력은 부족하나 의지와 정신은 강하다’고 평가하는 등 뚜렷한 문제점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이 교장은 국방위 초반에는 해명에 급급했다. 그는 “졸업 서열 1위가 대통령상을 수상하지만 결격 사항이 있으면 운영위 심의를 통해 정한다”고 밝히고 “종합 성적은 (정 생도가) 4년간 1등이지만 자기개발능력이 부족하고 책임감과 성실성, 리더십, 조직융화도 문제가 있다. 결과에 대한 정량적(定量的) 분석보다는 과정을 중시한 정성적(定性的) 분석에 기반해 위원회에서 결정했다”며 해당 생도의 인성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발언했다.
이에 유승민 국방위원장은 “당사자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발언을 함부로 하지 말라”며 “성적은 1등인데 대통령상을 못 받은 생도가 인성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나”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이어 “예규가 애매하다는 것은 턱도 없는 거짓말”이라며 “심의위원들이 집단으로 1등을 도둑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위원장은 “심의를 다시 하되, 바꾸지 않으면 군사 기밀이 아닌 만큼 모든 회의록을 공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여야 의원들도 이 교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육군 중장 출신인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은 “이번 문제에 대해 공사에서 합당한 조치를 한 것으로 생각하느냐”며 “학교에서 여성이라고 불이익을 주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육군 여부사관 출신인 같은 당 손인춘 의원도 “리더십이나 동기생 평가 등은 공사 예규에 수상자를 바꾸는 이유로 들어가 있지 않다”며 “이것은 분명히 불공정 사례로서 철회해서 정상화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이 교장을 비판했다.
육사 생도대장 출신의 민주당 백군기 의원은 “결격 사유라는 것은 처벌을 받았다든지 뚜렷하게 남이 인정할 수 있는 사유가 돼야지 이번 일에는 너무 모호하다”고 지적하고 “학업성적은 좋은데 훈육성적이나 생도 상호 평가가 최하위라든가 이런 뚜렷한 결격 사유가 있다면 모르겠는데 공사 측의 설명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가세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도 “성차별이 아니라고 주장하려면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며 “결격사유가 있다면 포상대상 자체에서 배제해야 옳다. 대통령상엔 결격인데 국무총리상엔 적격이란 말은 처음 듣는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