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천주교 수도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연 가운데 미사에 반대하는 일부 신자들이 성당에 진입해 주최 측과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3일 오후 3시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와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는 서울 마포구 예수회센터 성당에서 ‘부정선거 불법당선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열었다.

▲ 성당 입구 앞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주최 측과 보수단체 신도들. ⓒ'go발뉴스'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열린 시국미사는 김정대 예수회 신부의 주례로 봉헌됐으며, 600여명의 신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지난해 8월26일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에 대한 진상규명과 국정원 개혁,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과 함께 시국미사를 봉헌했지만 정부는 수사 방해를 하는 등 진상규명의 의사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앞으로도 조직적이고 대대적인 관권 부정선거를 계속한다면 민주주의 뿌리인 우리의 소중한 투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대통령이라도 우리의 신성한 참정권을 훼손할 수도, 짓밟을 수도 없다”고 밝혔다.

▲ ⓒ'go발뉴스'

이어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도덕성과 윤리성의 투명함을 지녀야 함에도 불구하고 거짓말로 국정원의 대통령 선거 불법 개입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러한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이라도 박근혜 대통령은 총체적 관권 부정선거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마땅히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시국미사가 봉헌되고 있는 예수회센터 성당 앞에서는 보수성향의 단체로 알려진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이 “북한정권과 부화뇌동하는 정의구현사제단은 북으로”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이 시국미사를 방해하기 위해 성당 입구로 들어서자 주최 측 신부 및 관계자들이 저지하면서 몸싸움이 일어났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 되었고, 시국미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