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일갈…경실련 “최저계층 지원 정책 급선무”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권의 시급한 과제로 노동자 문제와 서민들 집값 문제가 떠올랐다. 크리스마스인 25일 대선 이후 4번째로 노동자가 절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서울에서 30평 아파트 전세살이의 꿈을 이루려면 5년 동안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부동산리서치 전문업체 리얼투데이가 25일 발표한 아파트 시세를 기준으로 전세 가격을 분석한 결과 서울지역 전용 면적 84㎡(30평)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 시세는 2억4893만 원으로 조사됐다.
작년 3인 이하 가구 기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이 425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하더라도 전세 자금 마련에 4.9년이 걸리는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초구가 전셋값이 3억7785만원으로 7.4년으로 가장 오래 걸렸고, 강남구는 3억7289만원으로 7.3년으로 나타났다. 가장 기간이 짧게 걸리는 지역은 금천구로 전셋값 1억7157만원을 모으려면 3.4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돈을 한푼도 쓰지 않을 경우 추산된 시간으로 사실상 10년 이상 걸린다고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한 전세물량 부족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매수가 가능한 수요자도 전세로 눌러앉아 전세 가격 상승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통계청이 한국은행, 금융감독원과 공동 조사한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세 377만 가구가 낸 전세보증금 평균은 9247만원으로 2년만에 23.7%가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세입자들의 평균 소득은 2010년 3월 3910만원에서 올해 3월 현재 4380만원으로 12.0%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세보증금 규모가 1억원에 육박하고 소득에 비해 2배 이상 전셋값이 뛰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이인영 의원은 26일 트위터(@Lee_InYoung)에서 “박근혜 당선자에게 국민은 당장 두 개의 질문을 던졌다”면서 “하나는 노동자가 왜 죽어가야 하느냐이고 또 하나는 전세대란에 대한 대책이 무엇이냐다. 그가 내놓을 답이 궁금하다”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선대인 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kennedian3)은 “이번 대선에서 아쉬운 대목 하나는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에서 전세난으로 시름했던 무주택서민들의 분노를 전혀 조직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민주통합당을 질책했다.
선 소장은 “하우스푸어들에게 집값 받쳐줄게 하는 새누리당에 맞서 민주당은 “집값 올리면 무주택서민들은 전세난으로 더더욱 죽어난다”라고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권오인 부동산감시팀장은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주거보조비 확대, 주택바우처 확대, 전월세 상한제 등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팀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전월세를 포함해 그래도 무주택자들이 더 많기 때문에 하우스푸어 대책 등 쓸데없는 정책을 하지 말고 전월세 사는 사람들, 최저 생계비 계층 사람들에게 포커스를 두고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세대란 우려에 대해선 권 팀장은 “대란 정도는 아니다”며 “강남이나 재건축‧재개발로 대거 이사를 가야하는 특정 지역이 좀 심각하고 나머지 지역은 좀 연동해서 올랐으나 전셋집을 못 구할 정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권 팀장은 “워낙 주태 거래가 없고 예년에 비해 투기수요가 많이 발생하지 않아 전세로 눌러 사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가격이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선 없는 사람들에게 베푸는 정책이 급선무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