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며 “공포정치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전주교구 사제단이 ‘정권 퇴진 시국미사’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지 12일만에 전국 사제단이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4일 사제단은 입장문을 통해 “개신교, 불교, 원불교에 이어 천도교까지 관권 부정선거를 고백하고 대통령의 책임있는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는데도 불통과 독선, 반대 세력에 대한 탄압으로 일관하는 공포정치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며 "지금이라도 이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남이 명예로운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제단은 “대통령은 원칙에 충실했던 검찰총장과 수사팀장을 몰아내며 수사를 방해했고, 국정원이 작성 유포한 수백만건의 대선개입 댓글이 드러났어도 모르쇠로 일관하며, 오히려 부정선거를 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종북몰이’의 먹잇감으로 삼았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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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주교구 사제단 시국미사에 대해 이념의 굴레까지 뒤집어씌워 한국천주교회를 심히 모독하고 깊은 상처를 안겨주었다”며 “양심의 명령에 따른 사제들의 목소리를 빨갱이의 선동으로 몰고가는 작태는 뒤가 구린 권력마다 지겹도록 반복해온 위기 대응 방식이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사제단은 “권력에 저항할 때마다 역사는 교회에 무거운 대가를 요구해왔다. 피로 얼룩진 순교역사가 이를 단적으로 입증해준다”며 “그러나 불의에 대한 저항은 우리 믿음의 맥박과 같은 것이다. 시련은 교회의 영혼을 정화하고 내적으로 단련시켜준다. 늘 그랬듯이 우리는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사제단은 또 “선거부정의 책임을 묻는 일이 설령 고난을 초래하더라도 우리는 이 십자가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대의 불의를 목격하고도 침묵한다면 이는 사제의 직무유기요 자기부정이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권고문 ‘복음의 기쁨’이 누누이 강조하듯 교회의 사목은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는 일이다. 사제는 바로 그 일의 제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