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朴, 국정원 사태 극구 회피하는 두 가지 이유”

심상정 “靑, 기다렸다는 듯 이념검증 리트머스 들이 대”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천주교 박창신 원로신부에 대한 정부여당의 파상공세와 관련 “단 한 명의 신부를 향해 총공격 역시 세다”고 비난했다.

진 교수는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인상적인 것은 대통령-총리-당대표까지 나서 한 개인에게 총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왜 이리 과민할까요? 그것은 저들 스스로 이 문제가 정권의 정당성과 직결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일 겁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결과가 바뀔 수도 있었다니까”라고 분석했다.

그는 정의구현사제단은 이라크 파병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 때도 ‘정권퇴진’을 외친 적(이) 있다”면서 “이번 ‘퇴진’ 구호도 그때와 다르지 않게 대통령을 향해 ‘국정원의 대선개입 문제를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경고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신부의 발언엔 나도 동의하지 않는다. 그럼 그냥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 된다”면서 “관료도, 의원도, 장관도, 총리도 아닌 한 자연인의 발언에 정부-여당이 모두 들고 일어나 마치 내전을 선포하는 듯한 호전적 어법을 구사하는 건 또 뭔지”라고 질타했다.

진 교수는 또 (박근혜 정권이)이번에도 카드 돌려막듯이 상황이 불리해지면 공안 카드를 들이대며 빠져나가는 동일한 패턴을 드러낸다면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희석시키기 위해 박 신부 사건을 부각시키고 상황을 반북과 종북의 프레임 속에 몰아넣어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1년 내내 공안정국...결국은 내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을 만들어 버리네요. 나라가 1970년대 월망패전 소식 전해 듣던 시절의 풍경 같아요. 복고 취향도 어지간해야지. 이게 뭡니까? 아니, 이게 굳이 그렇게 접근해야 할 문제입니까?”라고 힐난했다.

ⓒ ‘아이엠피터’ 블로그
ⓒ ‘아이엠피터’ 블로그

진 교수는 아울러 “윤상현 원내부대표가 ‘박근혜 대통령도 국정원에 당했다’고 발언한 게 실은 사태의 올바른 해법이었다”고 꼬집고는 “그런데 이는 제쳐두고, ‘박근혜도 희생자였다’, 이런 모드로 나가니, 허무개그로 끝나고 만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의 해결을 정권이 극구 회피하는 이유는 두 가지”라며 “(1)정권의 정통성에 손상을 입지 않겠다. (2) 다음 대선에서도 국정원이 필요하다”라고 꼽았다.

또 “종교계를 비롯한 시민사회에서는 국정원 사태와, 그 사건을 은폐나 무마하려 드는 정부여당의 처리를 비판하는 가운데, 슬로건으로 ‘하야’니 ‘퇴진’이니 외칠 수 있다”면서 2008년 쇠고기 파동 당시를 상기시켰다.

진 교수는 “이명박 때도 쇠고기 문제로 ‘MB OUT’ 외치지 않았던가요? 이건 민주사회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걸 박정희 식으로 깔아뭉개는 거죠. 이건 기본적으로 정치철학의 문제로 보입니다. 유신시절 정치를 배운 대통령이나 유신헌법 만든 김기춘...”이라고 힐난했다.

정부여당의 이 같은 총공세에 천호선 정의당 대표도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또 호재를 만난 듯이 달려들어서 사제들과 싸우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은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꾸짖었다.

그는 “우리당은 시국미사 도중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한 발언이나 정권퇴진이라는 구호에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조국이 어디냐고 몰아붙이며 반국가나 종북으로 공격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원내대표도 “시국미사를 올린 정의구현사제들에 대한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전방위적 정치공세가 다시 온 사회를 이념대결의 장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제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티끌만 찾아 정의구현사제단을 이념의 제물로 몰고 가려는 기세”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는 그간 천주교계 다수의 충정어린 양심적 발언에 대해서는 깡그리 무시하더니, 마치 기다리고 있다가 딱 걸렸다는 듯이 정의구현사제단 한 사제의 뾰족한 발언을 정치의 한가운데로 끌고 와 이념검증의 리트머스를 들이밀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자는 줄기는 애써 외면하고 가지 끝에 팔랑이는 이파리만 조명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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