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日징용조선소 세계유산 추진에 우려 표명

특정 국가 지목 “주변국들 반발 부를 수 있어” 이례적

일본 정부가 ‘지옥섬’, ‘감옥섬’으로 불리며 한국인을 강제 징용했던 근대화시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한 것에 대해 유네스코가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립적인 국제기구가 특정 국가를 지목해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7일 제37차 유네스코 총회 참석차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한국 대표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쇼 라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소장은 최근 일본 대표단에 “주변국들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한국일보>가 밝혔다.

<한국>에 따르면, 복수의 관계자들은 “한국인 징용자 강제노역 현장이 인류 보편적 가치를 기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적절치 않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도 함께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계유산센터는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세계문화유산위원회(21개 위원국이 매년 6월 회의)를 행정적으로 보조하는 기구로, 등재 결정에 관여할 권한은 없다. 그러나 일본 정부로서는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기구 수장의 우려까지 사 세계문화유산 신청 강행에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한국>은 전했다.

박흥순 유엔체제학회 회장(선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은 <한국>에 “회원국 간 갈등에 중립적 입장을 취하는 국제기구의 수장이 일본 정부에 우려를 표한 것은 드문 일”이라며 “일본의 행위가 제국주의 역사를 인류문명사적 측면에서 반성하고 있는 세계적 흐름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SBS'
ⓒ'SBS'

라오 세계유산센터 소장은 우려 표명과 관련, <한국>의 확인 요청에 공보 담당자를 통해 “유네스코와 회원국 사이의 대화는 해당 국가(일본)가 동의하지 않는 한 비밀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거절했다.

앞서 지난 9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총리실 산하 내각관방 유식자회의가 추천한 ‘메이지일본의 산업혁명 유산, 규슈ㆍ야마구치와 관련 지역’을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추천한다”고 발표했다.

산업혁명 유산은 한국인 4,700여명이 강제 노역을 했던 나가사키(長崎)현의 조선소, 강제 노역으로 122명이 숨진 미쓰비시(三菱)그룹 해저탄광이 있던 하시마 등 8개 현, 28개 시설과 유적을 말한다.

해당 제철소나 탄광 등은 일본에서 자국 근대화의 기초를 닦았던 곳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침략을 당한 주변국들에게는 선조들의 피와 땀이 맺힌 한(恨)이 서린 곳이다.

앞서 한국 정부는 “일본이 등재를 추진하는 시설은 한국민의 아픔이 서린 곳”이라며 추천 반대의견을 일본에 전달했으나 일본 정부는 추천을 강행했다.

일본 정부가 내년 2월까지 유산 신청서를 제출하면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심사를 거쳐 2015년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군국주의 이념에 빠져있다’며 맹비난했다. 한 네티즌(올해만**)은 “군국주의 이념에 빠져 자국민 350만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 천만이 넘는 아시아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슬픔을 가져온 왜*들이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또 특유의 침략근성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비판했고, 또 다른 네티즌(GOLDNU*****)은 “역사가 천박하니 내세울 게 없어 저런 걸 내놓는다. 이건 인류문명에 대한 도발이다”고 일갈했다.

이 밖에도 “세계유산에 등재해라. 일제의 잔혹상을 명기하는 조건으로...”(ano***), “정부는 뭐하냐?”(pak***), “일본이 세계유산으로 추진할 곳이 강제징용소 밖에 없나.. 그렇게 없음?”(와*), “아우슈비츠 수용소마냥 조선인 강제 징용수용소란걸 명시하면 찬성이다”(어**), “전쟁의 아픔.. 피와 눈물로 얼룩진 곳을 문화유산으로 추진하다니..”(찐*) 등의 분노섞인 글들이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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