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소환조사한 반면,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는 서면조사한 것으로 알려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 ⓒ‘문재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트위터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최성남 부장검사)는 최근 권 대사에 대해 서면 조사를 벌였다고 7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권 대사가 중국에 나가 있는 상황이라 서면으로 조사했다”고 전했다.

또한 김무성 의원은 국정감사 전인 지난달 검찰로부터 우편 진술서를 전달받아  현재 답변서를 작성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측은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고 앞으로도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김 의원 등에 대해 서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실을 감추고 거짓해명을 해 문 의원과의 형평성 문제는 물론 여당 봐주기 수사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대화록 관련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7일 김 의원에 대한 서면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한 언론보도에 대해 “김무성 의원은 아직 조사 방법을 결정하지 않았다. 서면 조사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 측에서는 앞서 밝힌 것처럼 “지난달 중순 ‘우편진술서’를 송부받아 답변을 작성 중이며, 이르면 이번주 검찰에 답변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차장의 해명대로라면 김 의원은 검찰에서 보내지도 않은 진술서를 알아서 작성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재화 변호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문재인 소환조사, 김무성 서면조사’ 이 한 장면은 검찰의 그 동안의 NLL대화록 수사가 한 쪽엔 표적수사, 다른 한 쪽에는 봐주기 수사를 하였음을 증명한다. 누가 검찰의 수사결과를 믿겠는가? 대화록 유출사건 수사는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규탄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형사소송법에는 피의자에 대해 수사를 할 때에는 대면조사를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며 “검찰의 김무성에 대한 서면조사는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주고 정답 맞춰라는 것과 같은 부정수사”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문재인 의원은)참고인 신분일 뿐인데도 검찰은 그동안 마치 피의자인양 언론플레이를 해왔고, 결국 포토라인에 세웠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 대화록 불법 유출 의혹과 관련해 사건 당사자인 김무성, 권영세 두 사람에 대해서는 소환조사는커녕 서면조사만, 그것도 알려지지 않게 조심히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국정원 관계자에 대한 조사는, 수사는 아예 얘기도 없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수사와 관련해 검찰은 이처럼 이중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나쁜 검찰 ! 아니 나쁜 공안검찰 ?”이라며 “수사막바지에 참고인으로 문재인 의원을 소환한 것은 망신주기의 전형, 대화록 유출건 김무성 의원을 서면조사하는 것은 봐주기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은수미 의원도 “검찰이 대선시기 NLL을 흔들어댄 김무성, 권영세는 소환하지 않고, 48% 국민지지를 받은 대선후보 문재인 의원을 소환했습니다”라며 “야당지도자를 탄압한 과거 독재정권이 떠오르네요. 노조탄압과 부정선거마저 판박이입니다”라고 비난했다.

한편 6일 검찰에 출석해 9시간 넘게 조사를 받은 문 의원은 “검찰이 문제삼는 것에 대해 충분히 소명했고, 검찰도 오해가 풀렸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사에 앞서서도 문 의원은 취재진에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확실하게 지켰다. 회의록은 멀쩡하게 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새누리당은 문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여정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켰다’, ‘대화록은 멀쩡히 잘 있다’는 문 의원의 언급을 들으며 대체 무슨 일로 본인이 참고인 진술을 하는지 알고나 있는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어 “이는 참고인 진술의 이유를 다른 쪽으로 물타기 하려는 것”이라며 “지난 달 말에는 안도현 시인의 국민참여재판 장에 나타나 무책임한 행동을 하더니 이번에는 본인 사건에 본질을 호도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