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이 문재인 의원이 국정원 사태에 대해 전면에 나서 박근혜 대통령과 맞서는 분위기가 조성된 데에 대해 ‘대선불복 프레임’에 갇히는 것이라 보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정 상임고문은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이 “수사와 재판 결과를 보자”고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도 무서운 함정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 상임고문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재인 의원의 성명서 내용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당연히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다만 이 같은 이야기를 대선에 나섰던 후보자 본인보다는 민주당이 앞장서서 정면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 정동영 상임고문 홈페이지

정 상임고문은 “(대선 후보였던) 문 의원이 직접 이야기하니까 새누리당이 ‘대선불복 아니냐’는 공세를 펼수 있는 것”이라 지적하고 “이는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방해하는 가림막인 대선불복이라는 프레임에 말려드는 측면이 있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실규명으로 곧바로 직진해 들어가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권과 민주당이 아주 예리한 대립각을 만들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대표의 지도부가 1:1로 맞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대선 불복 유혹은 악마가 야당에 내미는 손길이라는 걸 명심해야 된다”고 민주당을 비판한 것에 대해선 정 상임고문은 “만약 민주당이 집권과정에서 국정원과 군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하고, 보훈처 직원들을 선거에 동원했다면 그때도 새누리당은 ‘별것이 아니다’라고 말할 건가?”라고 반문했다.

정 상임고문은 또 “국정원 사태가 지금 우리 국민이 보기에는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유하며 “본인들(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비단 옷을 입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검찰과 언론을 장악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면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린아이 눈에도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 상임고문은 박 대통령과 여당이 “수사 결과와 재결 결과를 보고 대통령이 나서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무서운 함정과 복선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이 (그런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수사 결과와 재판 결과에 대해 자신감이 있는 것”이라며 “이는 재판 결과에 있어서 무죄를 자신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 상임고문은 그 근거로 최근 검찰에 대한 수사방해를 언급하며 윤석열 전 팀장이 밝힌 조영곤 지검장의 ‘야당 도와줄 일 있냐’는 발언과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국정원 직원의) 트위터 계정에 대해서 미국에 있는 본사와 수사공조를 방해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이)무죄 만들기를 위해서 수사와 재판 결과에 지금 큰 그림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그렇게 사정 기관을 장악하고, 수사 결과를 조작해낸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