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경제개혁연대,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4개 시민단체가 정부의 상법 개정안 후퇴를 강하게 비판하며 재벌개혁과 정기국회에서의 경제민주화 입법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9일 오후 2시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벌의 경영구조 개혁을 위한 상법개정이 후퇴하고 있다. 이는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4개 시민단체가 9일 오후 2시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에 재벌개혁을 촉구하는 동시 정기국회에서의 경제민주화 입법을 요구하고 있다. ⓒ ‘go발뉴스’

김한기 국장(경실련 경제정책팀)은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약속했다”며 “하지만 지난 8월 28일 재벌총수들과 가진 오찬에서 상법개정 후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에서 재벌개혁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이를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개선과 관련한 상법개정이 필수”라면서 “상법개정안이 하반기에는 국회에 입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인 교수(홍익대 경제학과)도 박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들을 지적하며 “상법개정안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는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 후퇴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는 알고 있는지 심히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특히 전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힘이 센 재벌들에 대한 개혁은 대통령 집권 1~2년차에 못하면 불가능하다”며 “박 대통령은 6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경제민주화를 후퇴시키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논란이 된 상법 개정안은 집행임원을 따로 두도록 의무화해 경영진과 이사회를 분리시켜 이사회의 업무 감독 기능을 강화시켰다. 또 규모가 큰 일부 상장회사부터 주주총회 때 전자투표와 집중투표를 의무화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아울러 오너가 자회사에 손실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부당한 사익을 추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다중대표소송제가 도입되면 모회사의 주주가 자회사의 이사에 대해 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

법무부는 오는 10일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안 2차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