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이용녀 할머니 별세…생존자 57명으로 줄어

여야, 日에 공식사과‧정당한 배상 촉구…SNS “여성 대통령 얼굴도 못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녀 할머니가 11일 오전 2시 30분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이 할머니는 여생을 아들과 보내고 싶다는 평소 뜻에 따라 지난해 말 나눔의 집을 퇴소했으며 식사를 못해 지난달 포천의료원에 입원했다가 10일 만에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용녀 할머니의 죽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된 한국인 237명 가운데 생존자는 57명으로 줄었다.

故 이용녀 할머니 ⓒ 나눔의 집
故 이용녀 할머니 ⓒ 나눔의 집

이 할머니는 1926년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나 16세 때 일본에서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미얀마 양곤으로 끌려갔다. 할머니는 이곳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고초를 겪다가 해방 이듬해인 1946년 귀국했다. 이 할머니는 귀국해서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적 고통에 척추관 협착증까지 겹쳐 힘들게 생활해왔다.

그럼에도 이용녀 할머니는 1995년부터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며 일본군의 비인도적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리는데 앞장섰다. 2000년 도쿄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전범 국제법정’에 참석, 증언을 통해 위안부 강제 동원‧강간이 국제법상 전쟁 범죄‧반인도 범죄임을 명확히 했다.

법정에서 승소했지만 민간 법정인 탓에 일본은 현재까지 재판 결과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이용녀 할머니의 별세 소식에 여야는 애도를 표하는 동시, 일본 정부에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임에도 일본 정부는 위안부와 관련해 단 한 번도 사죄한 적이 없다”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실된 사죄와 정당한 배상을 거듭 촉구하며 이용녀 할머니의 영면을 온 국민과 함께 기원한다”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또 “며칠 후면 광복 68주년이지만 일본 정부의 사과가 없는 한 이들 할머니들의 가슴에 진정한 광복은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생존해 계신 할머니 모두가 고령인 만큼 할머니들이 역사의 멍에를 떨쳐버리지 못한 채 돌아가시는 가슴 아픈 일이 계속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도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아베정권이 계속해서 역사왜곡, 우경화를 진행하고 있는 중에 우리 정부가 단호하고 확실한 태도는커녕 주먹구구식 대응으로 속수무책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새삼 안타깝다”면서 “민주당은 고 이용녀 할머님의 영전에 명복을 빌고 반드시 일본의 역사적 만행에 대해 사과를 받는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트위터 등 SNS상에서도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각성과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상호 전 MBC기자는 트위터‏(@leesanghoC)에 이용녀 할머니의 명복을 빌며 “할머니 사지로 몰아넣은 친일파 하나 단죄 못한 저희는 얼마나 죄인입니까”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파워트위터리언 정중규 대구대 한국재활정보연구소 수석연구위원(@bulkoturi)은 “여성 대통령 얼굴도 한번 못 보고...결국 국가가 할머니들의 삶을 내팽겨친 꼴”이라고 꼬집었다.

10일 일본 정부를 향해 위안부 문제와 관련 공식 사과를 촉구한 바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cheolsoo0919)은 “다시 한 번 일본 정부의 공식사과를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무거운 아픔 이제 후손들의 몫입니다. 아직 할머니 쉰 일곱분이 계시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라며 조속한 문제해결을 강조했다.

또 한 네티즌(*케)은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한 비극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심지어 친일파의 유품을 문화재로 등록하려는 매국 행위를 정부가 버젓이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얼마 전 대통령이란 양반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면담을 거절하기도 했었죠”라고 꼬집고는 “현 정부가 친일파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밖에도 네티즌들은 “부디 전쟁과 성폭력 없는 세상에서 안식하시길! 정부는 적극적으로 위안부 문제 해결하라”(seo****), “죄송합니다. 못 받으신 사과 꼭 받아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잊지 않겠습니다. 좋은 곳 가셔서 편히 쉬시길 바라요”(기린**), “일본은커녕 박근혜씨가 이분들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 경악스럽습니다”(친일파***),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하고 이렇게 가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몸도 마음도 편히 쉬시길”(똑똑**)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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