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치는 고스톱’…SNS에 비판 글 올려
현직 경찰서장이 자신의 SNS에 최근 경찰청에서 실시한 경찰관 청렴도 평가를 두고 “코미디나 다름없다”며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올려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8일 강원도 양구경찰서 장신중 서장(59·총경)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국 총경 이상 경찰관의 평균 청렴도가 9.48인데 내부평가는 총경 이상 전국 평균이 9.49, 총경 평균이 9.51”이라며 “총경 이상 청렴도 평가 점수와 내부평가 점수가 어떻게 비슷하게 나올 수 있는지…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전국 총경 평균 청렴도에 한참 못 미치는 9.13이라니 한마디로 부패 경찰관이나 다름없다”며 경찰청 청렴도 평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찰관으로 30년을 살면서 민간인은 물론 경찰 협력단체원이라는 분들로부터 자장면 한 그릇 얻어먹지 않았다”면서 “검찰이 내 뒤를 그렇게 뒤졌는데도 무사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밝혔다.
또 장 서장은 “함께 근무하던 서장과 과장들에게 왕따를 당한 것도 사소한 접대조차 죄악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함께 다니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이유였다”고 밝히며, 자신은 “음료수를 받는 것조차 뇌물이라는 판단으로 받지 못하게 했었다”면서 “국가에서 지급하는 봉급 이외에는 단 한 푼의 돈을 장난 삼아라도 받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는 이런 자신의 성격 때문에 “강원청에서 자신을 감찰 담당으로 발령을 내려할 때 강원청에 근무하는 경찰서장과 지방청 과장 등 거의 모든 총경들이 반대하고 나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 서장은 “총경들이 반대한 이유는 내가 감찰 담당이 되면 협력단체원과 술자리를 갖는 것조차 문제를 삼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이유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장 서장은 글 말미에서 “나의 청렴도가 전국 평균에 한참 미달된다니 진짜 웃긴다”며 “(그동안)부패했던 과거를 반성하라고 그들(경찰)을 질타했었는데 온전히 나의 오해에서 비롯된 모양이다. 나보다 깨끗한 사람들에게 부패를 청산하라고 했으니 그들이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하며 이번 평가와 경찰 조직을 비판했다.
장 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이 글은 24일 12시 현재 네티즌 721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지지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이 시대에 가장 으뜸가는 청렴경찰관이십니다! 파이팅!!”, “힘내십시요. 양심은 돈 주고도 못사는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것입니다”, “조직을 살아있게 하는 힘, 선배님 같은 분들이 계셔야 합니다.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장 서장은 ‘장신중 경정 사건’으로 경찰 사이에서 유명하다. 이 사건은 2005년 12월 강릉경찰서 상황실장으로 근무 당시 춘천지검 강릉지청에서 긴급체포한 피의자 호송과 유치장 구금지시(의뢰입감)를 거부한 혐의로 기소돼 이른바 ‘검경갈등’을 촉발하기도 했다.
장신중 서장은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1982년 순경으로 경찰에 들어와 강릉서 보안과장, 경찰청 인권보호담당관, 강릉서장, 충북청 홍보담당관 등을 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