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그 시간에 광화문 나오지?”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들이 저녁 ‘술자리 만찬’ 자리를 가져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6월 임시국회를 종료한 후 화합을 위한 뒤풀이라는 설명이지만 “낮에는 야당 밤에는 여당, 국정조사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6월 임시국회가 종료한 2일 최경환, 전병헌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윤상현,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 등 10여 명은 여의도의 한 설렁탕 집에 모여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폭’ 폭탄주를 마시며 여야 상생을 위한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다.
<문화일보>는 3일 여야 원내 지도부는 6월 임시국회의 성공적 마감을 자축하는 만찬을 가지며, 자리에서 돌아가면서 덕담을 나누고 상대 진영 의원들과 소폭 러브샷을 하는 등 모처럼 ‘여의도 동지애’를 교감했다고 전했다.
같은 식당에서 식사 중이던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자연스럽게 동참해 여야 원내지도부에 감사 인사를 하며 술을 돌린 뒤 밥값까지 계산했다. 이에 대한 답례로 인근 호프집에서 진행된 2차 자리는 새누리당 측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즉석 초대를 받았으나 선약 때문에 불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는 이처럼 여야 지도부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끝내고 함께 화합의 만찬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그 동안 여야는 항상 국회 회기가 끝나면 서로에게 심한 상채기를 남기기 일쑤여서 화합의 회식을 상상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여야 지도부의 술자리 회동 소식에 SNS 등에서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파워 트위터리안 레인메이커(@mettayoon)는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개입 사건에 대한 파장이 정치권 안팎으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야 원내지도부가 6월 임시국회를 마친 날 ‘폭탄주’ 회동을 가졌다고 한다”며 “이것이 천박한 대한민국 정치의 민낯이다”고 꼬집었다.
백찬홍(@mindgood)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시국선언을 하려고 한다는 고등학생의 글을 리트윗 하며 “이 여고생은 시국선언을 준비하는데 김한길, 전병헌은 폭탄주? 부끄럽지 않나?”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 밖에도 “폭탄주로 러브샷 할 시간에 광화문에 나와 볼 생각은 안했나?”(sal*****), “민주당 지도부가 새누리당 지도부와 폭탄주 회동을 했다는 것은 그들이 국정원게이트를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허접한 지를 알 수 있는 것”(min****), “국민은 매일 촛불시위 그러나 앞장서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워야 할 민주당 당신들은 상생하자며 폭탄주! 이게 당신들이 나아가고자 하는 정치 입니까?”(pant*****) 등의 비난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자리에 참석했던 지도부들에게 시민들의 항의 전화도 잇따랐다. 4일 ‘go발뉴스’에 전화를 걸어온 한 시민은 “전병헌 원내대표실에 폭탄주 먹었다는 뉴스를 보고 전화를 해 ‘뭐하는 짓거리냐고 항의했다’”며 “야당이 기가 막힌다. 참 슬프고 눈물 난다”고 토로했다.
이 시민은 이어 “화가 나서 항의 전화를 한 건데 짓거리라는 말 한마디 했다고 협박하듯 이름과 전화번호를 물었다”며 “원내 대표실에 잘 하라고 한 것 인데 (이름을 물은 것은) 협박이라 느껴지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병헌 원내대표실 측은 ‘go발뉴스’에 “(시민이) 전화를 하자마자 흥분을 해 욕설을 했다”며 “그런 (항의성) 전화가 몇 번 온다”고 해명했다.
전 원내대표 측은 논란이 되고 있는 ‘술자리 만찬’에 대해 “일반적으로 저녁 식사를 하다가 양주와 먹는 것도 아닌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먹은 것”이라며 “설렁탕 집에서 간단하게 이루어진 식사자리였다. 싸우더라도 상생 화합하며 함께 가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