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욱 “왜 브리즈번으로?…결국 분노한 시드니 교민 피해가겠다는 것”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핵심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주호주 대사)이 10일 저녁 결국 부임지인 호주로 출국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 항공기 탑승구 앞에서 MBC 취재진과 마주친 이 전 장관은 공수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출국하는 것에 대해 “이미 다 얘기된 것”이라고만 답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취재진은 공항 체크인 구역에서 이 전 장관을 기다렸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MBC는 “취재진이 도착하기 전, 훨씬 앞서 이 전 장관이 이미 보안구역에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결국 이날 저녁 이 전 장관은 호주 브리즈번으로 출국했다. 관련해 변상욱 대기자는 SNS를 통해 “호주의 한국 대사관은 캔버라. 그런데 호주대사 발령받은 사람이 왜 브리즈번으로 날아가는 것이지?”라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총영사관이 있는 시드니도 매일 국적기가 날아가니 시드니로 가서 캔버라로 가야지. 브리즈번은 영사관 분관도 아닌 출장소뿐인데, 대사가 영사관 출장소장에게 전입신고 하나?”라고 적고는 “결국 분노하는 시드니 교민들을 피해가겠다는 것인 듯”이라고 꼬집었다.
전날 오후 5시(현지시간), 시드니촛불행동 회원 50여 명은 호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호주 교민인 한준희 목사는 “범죄 피의자 이종섭까지 호주대사로 온다니 호주에 사는 재외 동포로서 이 참담한 심정을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면서 “어처구니없는 윤석열의 피의자 도피 지시 때문에 멀쩡하게 외교 업무수행 잘하고 있던 김완중 대사는 불과 13개월 만에 본국으로 소환이 된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을 향해 “호주로 도피할 생각 포기하고 지금 즉시 자진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 전 장관은 아직 대사 지명자 신분으로, 전임자인 김완중 현 호주대사가 귀국하면 바로 대사로 정식 부임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10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종섭 전 장관은 신임장도 없이 호주로 떠난다고 한다. 이러고도 이 전 장관이 공적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출국한다니 황당무계하다”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어설픈 도피극으로 순직해병 수사외압의 실체를 가리려 하다니 기가 막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을 해외 출장과 해외 도피도 구분 못 하는 바보로 취급하느냐”고 성토했다.
그러고는 “결국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종섭 전 장관을 빼돌리려는 시도는 순직해병 수사외압의 실체가 바로 VIP임을 시인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