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검찰 특수활동비’와 관련해 “검사는 시간외수당도, 야근수당도, 휴일수당도 없지만 밤새 일하고 주말에도 나와서 일한다”면서 “그런 검사들에게 ‘당신들, 특수활동비 몇 푼 가져가 따로 쓴 것이냐’고 한다”고 항변해 비판을 자초했다.

이 총장은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장검사에서 ‘젊은 검사들이 검찰을 떠나고 있다. 검찰에 무슨 미래가 있냐’는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말했다.

소 의원은 이날 “검사라는 직업의 업무 내용이 그렇게 바뀐 것이 없는데 검사들이 왜 검찰을 떠나느냐”며 “리더십의 문제가 있어서 떠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생각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이원석 총장은 “검사가 검찰을 떠나는 이유를 생각해 보시라”라고 운을 떼고는 “검사는 시간 외 수당도, 야근수당도, 휴일수당도 없지만 밤새 일하고 주말에도 나와서 일한다”며 “저도 검사로 일하는 동안 6주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고 일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검사들에게 ‘당신들, 특수활동비 몇 푼 가져가 따로 쓴 것이 아니냐’고 한다”며 “검찰 집단이 부패한 집단인 것처럼 얘기하면 저도 정나미가 떨어져서 ‘내가 여기서 왜 밤새워서, 주말에 나와서 일하고 있는가’ 생각이 들 것 같다”라고 항변했다.

검찰 특활비와 업무추진비 등을 검증하고 있는 시민단체 ‘세금도둑 잡아라’ 하승수 공동대표는 24일 SNS를 통해 “이원석 검찰총장이 검사들이 시간외수당도 못 받고 일해서 그만둔다고 했다는데, 퇴직 검사들 전관예우만 없애도 나가는 검사가 확 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리고 고생하는 형사부·공판부 검사들이 안타까우면 합법적으로 처우 개선을 해줘야지요”라며 “그래서 특수활동비로 시간외수당을 대체해줬다는 건지 뭔지?”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그리고 형사부·공판부 평검사가 특수활동비를 얼마나 받았겠느냐”며 “특수부 출신 검찰총장이 특수활동비 의혹 무마하려고 형사부·공판부 검사들을 팔아먹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와 함께 검찰 특활비 등을 검증·탐사 보도 중인 뉴스타파 박중석 기자도 페이스북에 “그럼 박봉(?)에 시달린다고 세금 마음대로 축내도 되느냐”고 적고는 “특활비 몇 푼이라는 말에 미어진다. 최고위급 공직자가 국민세금을 바라보는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게된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