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버티기’에 檢, 원세훈 불구속 기소 가닥

표창원 “불구속 사실이면 박근혜 정권 합법성 부정할 것”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구속여부를 고심해온 검찰이 결국 불구속 기소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공안검사 출신인 황교안 법무장관이 사실상 불구속을 지휘했다는 말이 나오면서 여론의 비난이 거세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원 전 원장을 구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제시했으나 황 장관은 이를 열흘째 수용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7일까지도 “원 전 원장에 대한 법률 적용 문제나 신병처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구속여부를 고심해온 검찰이 결국 불구속 기소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 SBS 뉴스화면 캡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구속여부를 고심해온 검찰이 결국 불구속 기소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 SBS 뉴스화면 캡처

8일 <한겨레>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특별수사팀은 공직선거법을 적용해 원 전 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못한 채 황 장관을 설득하기 위한 추가 자료만 계속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정이 미뤄지는 사이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기술적으로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을 청구해 법원이 발부하더라도 공소시효 때문에 곧바로 기소를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구속영장 청구의 실효성이 없어지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한 검찰 관계사는 <한겨레>에 “수사 관행상 지금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도 대단히 늦다”면서 “구속이 능사는 아니지만 특별수사팀이 필요에 의해 그런 방침을 정했다면 황 장관이 시점을 늦추는 것만으로도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사실상 불구속 수사를 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 했다.

이같은 보도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황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동시, 불구속이 사실일 경우 박근혜 정부의 합법성을 부정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표 전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DrPyo)에 “박근혜와 청와대, 황교안은 헌법 전문과 제1조 반드시 읽어라”고 적고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고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너희들은 국민의 종일뿐이다. 비판하는 국민은 구속하고 권력 강탈해 바친 악질 범죄자들은 봐주느냐?”고 맹비난 했다.

그는 이어 “(불구속이)사실이면 청와대와 황교안은 원세훈 공범. 직권남용, 수사방해. 총 사퇴 후 사법처리 받아야(한다)”면서 “원세훈이 불구속되면 저는 박근혜와 정권 합법성(을) 부정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정원 불법선거 공범으로 볼 수밖에 없고 전두환처럼 사리사욕 채우려 불법으로 권력 찬탈하고 비판 국민 탄압하며 불행한 역사 시작하는 역적으로 규정한다. 관용과 인내심 거둘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티즌들도 “꼬리 내리는 검찰, 무슨 꼴을 보려고?”‏(dri***), “황교안이 정녕 국민들을 또 한 번 분노케한다! 4.19와 6,10항쟁을 잊었는가? 부정하게 당선된 정당성 없는 대통령임을 인정하는 짓이다!”‏(byh****), “이 물건 또 충성을 보여주는구나, 하긴 견찰 출신으로서 개노릇의 진수를 보여주는구나. 선거개입이 바로 그네의 아킬레스건이니까”(‏jon****), “국정원 사건의 선거법 구속기소를 망설이는 검찰...이들이 오년 후 본인의 양심과 삶에 남은 흔적으로만 존재하도록 둬야하나요. 이쯤에서 털건 털어야하지 않을까요”(Hae******) 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원 전 원장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도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못할 경우, 채동욱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는 황 장관 등의 외압에 굴복해 무원칙한 타협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같은 날<경향>은 ‘정치검찰의 구악을 일소하겠다’며 상당한 국민적 지지 속에 출범한 ‘채동욱 검찰’의 정당성도 뿌리부터 흔들리게 된다면서 취임 2개월을 맞은 채 총장이 중대한 시험대에 선 셈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한편, 검찰은 원 전 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경우 다음주 중에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등 관련자들을 모두 불구속 기소한 뒤 최종수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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