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측, 세월호 들먹이며 ‘이태원 참사’ 유족 폄훼 도 넘어

진중권 비판에 김성회 “당신이 자진 월북해 그런 나라 찾아가는 게 쉬울 것”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이들을 돕고 있는 시민단체를 향한 정부·여당 측 인사들의 폄훼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

‘윤핵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출범을 두고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처럼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서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며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10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홀 달개비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창립선언 기자회견에서 유가족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10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홀 달개비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창립선언 기자회견에서 유가족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권 의원의 해당 발언에 유가족들은 분노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세종대로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창립선언 기자회견’에서 한 유가족은 “사과받지 않으면, 저는 (죽은 아들과) 같이 가겠다고 이 자리에서 맹세하겠다”며 “그러니까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제가 우리 아들 49재 끝날 때까지만 기도만 하고 조용히 보내려고 했는데, 오늘 ‘정쟁’이라는 얘기를 듣고 보니까 이건 아니었다”며 “정쟁, 그 뜻도 모르겠다. 근데 잘못한 건 잘못한 거 아닌가. 잘못한 거 사죄하는 게 뭐가 어렵냐”라며 통곡했다.

유가족협의회 부대표 이정민 씨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반정부세력인가. 우리가 반정부세력인가. 세월호 유가족들도 자식을 잃고 그 슬픔과 비통함 때문에 정부에 수많은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요구했었고,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정부에서 우리한테 손을 내밀어줬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왜 벌써부터 갈라치기를 하고, 국민들한테 진실을 호도하나. 이게 정부가 할 일이고 여당 책임자가 해야 할 얘기냐”며 “참사로 자식·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정쟁을 하겠나. 왜 하겠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 와중에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 희생자 유가족에게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망언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은 11일 SNS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분들, 자식들이 날 때부터 국가에 징병됐나요??”라고 물으며 “다 큰 자식들이 놀러가는 것을 부모도 못 말려놓고 왜 정부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깁니까?! 언제부터 자유 대한민국 대통령이 ‘어버이 수령님’이 되었나요??”라고 망발을 내뱉었다.

그는 12일에는 <진중권 “자식들 안 죽는 나라 만들 자신 없으면 정권 내놔야”>라는 제목의 문화일보 기사를 공유하고는, 진중권 씨를 향해 “내가 살고 싶은 나라는 국가 지도자가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존중하는 나라이지, 국가가 다 큰 성인들의 객기 어린 행동까지 모두 챙겨주고 책임져주겠다는, ‘어버이 수령님’이 사는 나라가 아니”라며 “그러니 자유 대한민국에서 그런 나라를 찾지 말고, 당신이 자진 월북해서 그런 나라를 찾아가는 것이 쉽지 않을까?!”라고 망언을 되풀이했다.

▲ <이미지 출처=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 페이스북 캡처>
▲ <이미지 출처=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 페이스북 캡처>

앞서 이날 진중권 씨는 SNS에 김성회 전 비서관의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폄훼 발언 관련 기사를 걸어두고 “다 큰 자식이 놀러 다니면 죽는 나라가 정상이냐”며 “다 큰 자식이든 덜 큰 자식이든 자식들이 놀러 다녀도 안 죽는 나라 만들 자신 없으면 당장 정권을 내놔야 한다”고 비판했다.

진씨는 “도대체 이 사람들, 제정신인가? 대통령실과 국힘, 집단으로 실성한 듯(하다)”며 “곧 대통령실과 집권 여당이 공동으로 유가족들 옆에서 폭식 투쟁이라도 할 태세”라고 질타했다.

이어 “우째 책임지겠다는 놈이 한 놈도 없냐. 너희들도 인간이냐? 유가족들은 만날 시간조차 없어도 윤핵관들은 부인까지 저녁밥 챙겨줄 정성은 있고... 근데 그 밥이 목으로 넘어가든? 참 식욕들도 대단하셔”라고 원색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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