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때 한동훈 정책기획과 사례 들며 “우리는 뻔뻔한 거짓말 잘하는 조직”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가 10.29 참사 ‘마약 부검’ 제안 논란에 대한 검찰의 해명에 대해 9일 “우리는 뻔뻔한 거짓말을 되게 잘하는 조직이라서 지켜봐야 된다”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학의 전 차관만 하더라도 동영상이 있는데 자기 아니라고 하지 않는가”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일부 검사들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에게 마약 부검을 제안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희생자들의 유류품에 대해 마약 검사를 실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페트병, 사탕, 젤리 형태 물질 400여 점에 대해 검사를 했으나 마약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논란이 일자 한동훈 법무장관은 7일 “돌아가신 분들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기 위해서 사인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한 준사법적 절차이고 검사의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또 “대검찰청에서 마약과 관련해 유족에게 물어보라는 지침을 내린 것도 아니고 준사법적 절차에 따라 검사가 판단한 데 특별히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4일 입장문에서 “일선 검찰청에 마약과 관련한 별도 지침을 내린 적이 없다”며 “다만 유족이 원하는 경우에만 그 의견을 존중해 부검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임은정 부장검사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며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였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어 “참사가 터지고 나서 정신이 없는지 종전선언을 안했다”며 “그러면 전투병들은 전투를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경우로 “대검은 공식적으로는 안했다고 말했”지만 “검찰은 민감한 것은 공문으로 지시를 안 한다”면서 비공식 지시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아주 민감한 말은 업무연락으로 쪽지로 보낸다”며 “예컨대 한동훈 대검 정책기획과장 시절 세월호 사건 이후 ‘검사게시판에 검사들 언행에 신중하라’고 업무연락을 돌렸다”고 예를 들었다.
임 부장검사는 “제가 책에도 썼지만 게시판에 글 쓰지 말라는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 침해라 말이 안 되니까 검사게시판에 ‘글 쓰지 말라는 게 무슨 말이냐’라고 항의 글을 남겼다”고 했다.
이후 “한동훈의 정책기획과에서 ‘우리는 언행에 신중하라고 했지 글 쓰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며 “그러니까 우리는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임 부장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과 저서 <계속 가보겠습니다>에도 밝힌 내용이다.
임 부장검사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대검 정책기획과의 해명글이 하도 궁색하고 볼품없어 혀를 찼다”며 “검사들이 거짓말하는 모습을 우리 모두 종종 봤다. 참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세월호 사건 때 검찰의 행태를 되짚으며 임 부장검사는 “마약에 대해서도 그런 뜻이 아니었다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김학의 전 차관만 하더라도 동영상 있는데 자기 아니라고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뻔뻔한 거짓말을 우리는 되게 잘하는 조직이라 그대로 믿을 수 있는지는 좀 생각해야 된다. 더 지켜봐야 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