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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사면’이 국민대통합?…어찌됐든 곤혹스러운 윤석열국정농단 수사로 승승장구한 尹…“朴 형집행정지 불허, 내가 한 거 아냐”
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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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2.24  16:03:18
수정 2021.12.24  16: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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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 관련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우리는 지난 시대의 아픔을 딛고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제 과거에 매몰돼 서로 다투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힘을 합쳐야 할 때입니다. 특히 우리 앞에 닥친 숱한 난제들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국민 통합과 겸허한 포용이 절실합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가까이 복역한 탓에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고려했습니다. 이번 사면이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사면에 반대하는 분들의 넓은 이해와 해량을 부탁드립니다.”

24일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힌 ‘박근혜 사면’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은 이랬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 및 한명숙 전 총리 특별사면·복권에 대해 위와 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법무부가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딛고 온 국민이 대화합을 이루어, 통합된 힘으로 코로나19 확산과 그로 인한 범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걸음을 내딛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 및 복권하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복권한”다고 발표한 직후 청와대 역시 공통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특별 사면 및 복권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은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1>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인 박 전 대통령을 만난 직후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대독했다. 유 변호사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여러분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담담한 입장을 피력했다. 

   
▲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이 발표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6·15남측위 청학본부 대학생분과를 비롯한 대학생단체 회원들이 박근혜 사면 결정 청와대 규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한명숙 특별사면, 국민 대통합 가능할까?

전격적인 크리스마스 특별사면 결정에 여러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일각에선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도 배경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론 박 전 대통령의 건강문제가 주요 변수로 떠오른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청와대가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여야 대선후보의 정치적 숙제를 대신 풀어준 것이란 선해도 없지 않다. 

반면 시민사회 및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국민통합을 앞세워 촛불 정신을 망각한 것’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또한 올해 초 사면론을 앞세웠던 이낙연 전 총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전격 회동하며 대선 전략을 구상한 것과 시기가 맞물리면서 두 거물급 정치인의 이해득실을 따지는 분석도 넘쳐나는 중이다.

또 역시 80대로 고령인 이명박씨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분분한 가운데 대선후보들에게 불똥이 튀는 한편 각 당의 입장차도 뚜렷해 보인다. 특히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모두 환영의 뜻을 나타낸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이는 역시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일 수밖에 없었다. 

곤혹스러운 윤석열, 특별사면의 진짜 승자는? 

“제가 불허한 것이 아니고 형집행정지와 관련해 검사장은 그 결정을 따라야 하는 것으로 법에 되어 있기 때문에 그 위원회 내 전문가들이 집행 정지 사유가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따른 것입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연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해 “늦었지만 환영한다”, “(박 전 대통령) 건강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란다”면서 본인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형집행정지를 불허한데 대한 질문에 위와 같이 말했다. 

   
▲ <이미지 출처=CBS 유튜브 채널 '노컷브이' 영상 캡처>

앞서 박 전 대통령측은 지난 2019년 건강상 이유로 두 차례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후보는 이를 허용하지 않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윤 후보가 형집행정지 위원회 위원들의 결정이었을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짧게 언급한 것이다. 

그럼에도 국정농단 수사 등으로 국민적 인기를 얻고 문재인 정부 하에서 승승장구하며 검찰총장으로 고속 승진한 윤 후보에게 문 대통령의 전격적인 사면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일부 TK 및 친박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윤 후보를 적대시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팽배하기 때문이다. 한편 수차례 사면 불허 입장을 천명했던 이재명 후보는 논란을 의식한 듯 아래와 같은 간명한 조건부 입장문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대통령님의 국민통합을 위한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 지금이라도 국정농단 피해자인 국민들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죄가 필요하다. 현실의 법정은 닫혀도 역사의 법정은 계속됨을 기억하시기 바란다.”

이랬거나 저랬거나 파장이 일 결정일 수밖에 없다. 당장 윤 후보를 향한 TK 민심이 요동칠 지,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지 정치권과 언론의 촉각이 곤두선 상태다. 확실한 것은 통합 및 포옹을 앞세운 청와대의 이같은 결정을 촛불시민들이 올곧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느냐일 터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박근혜 사면’이란 폭탄이 투하된 대선국면에서 진짜 승자가 누가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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