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단체 “전두환, ‘역사적 심판’ 못 받고 죄인으로 죽어”

5.18조사위 “신군부 핵심세력, 늦기 전에 국민과 역사 앞에 진실 고백해야”

5.18민주화운동 민간인 학살의 주범 전두환이 광주 희생자들에게 진정한 사죄나 참회 없이 23일 오전 사망했다.

▲ 5.18 광주 학살 주범 전두환이 사망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자택에서 전 씨의 시신이 운구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5.18 광주 학살 주범 전두환이 사망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자택에서 전 씨의 시신이 운구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등 오월단체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반성과 사죄는커녕 자신의 회고록으로 5.18 영령들을 모독하고 폄훼하면서 역겨운 삶을 살았던 학살자 전두환은 지연된 재판으로 결국 생전에 역사적 심판을 받지 못하고 죄인으로 죽었다”고 했다.

단체들은 “그동안의 재판이 대한민국 헌정사를 유린하고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책임자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는 ‘역사적 심판’이 되기를 기대해왔지만 그의 죽음으로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월학살 주범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고, 만고의 대역죄인 전두환의 범죄행위를 명명백백히 밝혀 역사정의를 바로 세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조사대상자 전두환 씨 사망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위원회의 출석요구에) 전두환 씨는 지병을 이유로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하며 “그럼에도 위원회는 면담조사를 계속 추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전두환 씨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법률이 부여한 권한과 책임에 따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엄정한 조사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하면서, 신군부 핵심인물들을 향해 “더 늦기 전에 국민과 역사 앞에 진실을 고백할 것”을 촉구했다.

▲ 5·18 추모관 벽면에 새겨진 전두환, 노태우. <사진제공=뉴시스>
▲ 5·18 추모관 벽면에 새겨진 전두환, 노태우. <사진제공=뉴시스>

그런가하면 오월어머니회 이명자 관장은 이날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전두환이 이렇게 허망하게 갈 줄 몰랐다. 사람이면 그럴 수 없다”며 “내가 애통해서 숨을 못 쉬겠다. 이 허탈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관장은 전두환 사망 소식에 “다들 가슴을 쳤다”면서 “어머님들의 소원은 하나였다. 살아생전 5.18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다. 그 책임자가 바로 전두환인데, 이제 누구한테 그 책임을 물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명자 관장은 ‘전두환은 학살의 주범으로, 광주에 뼈아픈 상처를 남겼다’고 상기시키고는 “전두환 본인이든 가족이든 엎드려 사죄했어야 한다. 이렇게 침묵하고 죽는 건 오월영령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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