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사 1호’로 이규원 검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것에 대해 19일 “김학의 사건의 수사제목 바꿔치기를 지시한 몸통을 수사하라”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수처가 해야 할 일은 누가 수사 바꿔치기를 지시했는지, 그 몸통을 알아내는 것이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사법정의를 추상같이 세워야 할 공수처여야 한다”면서 “김학의 출국금지 정보 유출 사건을 김학의 출국방해수사로 수사제목 바꿔치기를 지시한 몸통을 수사하라”고 했다.

▲ 2019년 4월 8일 김학의 전 차관 성범죄 의혹과 관련해 수사대상에 오른 당시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민원실 앞에서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대한 감찰 요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공수처는 전날 1호 사건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특별채용 의혹과 관련 압수수색을 한 데 이어 ‘검사 1호’로 ‘윤중천 보고서 허위작성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건은 2019년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가 ‘김학의 성접대 의혹’ 당사자인 건설업자 윤중천씨를 면담한 뒤, 보고서를 부풀려 작성하고 언론에 유출했다는 의혹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과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명예훼손 혐의로 이규원 검사와 언론사 기자를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던 중 혐의를 발견하고 지난 3월 17일 공수처로 이첩했다.

이에 대해 추미애 전 장관은 “또 한번 기가 차다”며 “천하를 어지럽히는 검찰”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시 파문을 일으켰던 ‘별장 동영상’을 끄집어냈다. 추 전 장관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행태가 담겼다고 하는 별장 동영상 3개 중 하나는 화질이 선명해 육안으로도 누군지 식별이 가능한 것이었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3개 중 감정하기 어려운 화질이 흐린 핸드폰 카톡 동영상이 경찰 수사 도중  국과수에 보내졌는데, 검찰은 국과수도 모른다는데 누군지 모르겠다며 제 식구를 부인했었다”고 되짚었다. 

이어 “2019년, 국회의원들은 왜 그때 국과수에 전부 다 감정의뢰를 안했느냐고 경찰청장에게 추궁했다”며 “머뭇거리던 경찰청장은 ‘누가봐도 뻔한 것은 국과수가 감정하지 않는다’는 명답변을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경찰은 감정도 필요없는, 육안으로 봐도 누군지 금방 알 수 있는 완벽한 동영상을 확보해서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것이었는데, 검찰이 축소 은폐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전 장관은 “게다가 동영상에 등장하는 그는 흥에 겨운 듯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며 “익숙한 18번이라면 노래소리만 듣고도 제 식구를 모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이미지 출처=YTN 화면 캡처>

이어 이규원 검사 수사에 대해 추 전 장관은 “공수처 1호가 부패검사가 아니라 열공한 검사라니”라고 탄식했다. 그는 “부패와 제 식구 감싸기 때문에 만든 공수처인데 그 수사대상 1호 검사가 부패검사가 아니라 곽00의 고소에 의해 축소은폐수사를 조사한 이00 검사가 되다니 이 무슨 희한한 아이러니인가”라고 한탄했다. 

아울러 김학의 전 차관이 2019년 3월22일 밤 비슷한 외모의 남성을 앞세워 태국으로 출국하려다 제지당했던 사건 전후의 일을 되짚었다. 

추 전 장관은 “김00 전 차관은 조사단의 출석통보에 일주일 이상 불응하더니 급기야 국외탈출을 시도했고, 긴급출금당했다”며 “일주일 이상 대검이 기본적인 출국금지요청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내사자인 김00 에게 누군가 출국금지가 안된 정보를 흘리고 출국하게 해 은폐하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가는 대목”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은 “국회와 언론의 의혹제기에 대응해 법무부는 누가 미출국금지의 내부정보를 조회하고 누설한 것인지를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던 것이었다”며 “그런데 검찰은 수사목적을 변질시켜 누가 출국을 방해했는지 수사 바꿔치기를 한 것”이라고 해당 사건을 규정했다. 

추 전 장관은 “문무일 검찰총장은 국민앞에 고개 숙이며 사과했던 제 식구 감싸기 과거사를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를 뒤집고 본말을 전도시킨 것”이라며 “불멸의 신성가족을 건드린 죄를 묻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수처가 해야할 일은 누가 수사바꿔치기를 지시했는지, 그 몸통을 알아내는 것이어야 할 것”이라며 “검찰에 휘둘리는 공수처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19년 3월 22일 밤 인천공항에서 태국으로 출국을 시도하다 법무부 출입국심사대 심사 과정에서 출국을 제지당했다. 빨간색 동그라미가 김학의 전 차관, 파란색 동그라미는 비슷한 외모의 가족. <이미지출처=JTBC 영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