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불법출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원 검사가 “검찰 기소 논리의 허구성이 법정에서 밝혀지길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19년 3월 22일 밤 인천공항에서 태국으로 출국을 시도하다 법무부 출입국심사대 심사 과정에서 출국을 제지당했다. 빨간색 동그라미가 김학의 전 차관, 파란색 동그라미는 비슷한 외모의 가족. <이미지출처=JTBC 영상 캡쳐>

이 검사는 16일 SNS를 통해 “김학의에 대한 긴급출금이 불법이라는 검찰 주장의 핵심 논거 중 하나는 긴급출금은 형제번호가 부여된 피의자가 대상인데 당시 김학의는 형제번호가 없는 피내사자라는 거다. 그래서 허위공문서고 직권남용이라는 것”이라고 검찰의 주장을 되짚었다.

이어 그는 “그런데 검찰이 제출한 증거기록을 보다 보니 형제번호가 없는 피내사자에 대해서도 긴급출금한 사례들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이 검사는 “그 중에는 제법 유명한 분도 있”고, “아예 요청서 상 사건번호가 공란인 것도 있고 필수 서류가 구비되지 않은 경우도 있고 일반 출금 양식으로 요청한 것도 있다”며 “하여튼 요지경”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다들 사안이 중대하고 긴급하니 그랬을 것”이라며 “그러나 다 승인되고 조치의 정당성을 인정받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소위 불법의 평등을 얘기하자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며 “당시 김학의에 대해 내사번호가 아니라 형제번호를 부여했다면(그럴 수도 있었다) 검찰은 어떻게 판단했을까”라는 물음표를 던졌다.

▲ <이미지 출처=한국일보 인터넷판 기사 캡처>

이규원 검사는 또 17일 “‘김학의 출금’ 개입 안했다던 대검도 관여 정황…지휘 책임 판단은?”이란 제목의 한국일보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고는 “검사가 대검 지시 없이 움직인다는 건 말이 안 되고 상정하기도 어렵다”고 썼다.

보도에 따르면, 이 검사는 검찰 조사에서 “이광철 비서관이 ‘법무부와 얘기가 됐다’고 하길래 ‘난 검사여서 대검 승인이 필요하다’고 했고, 이후 이 비서관이 ‘대검 차장과도 이야기가 됐다’고 하기에 긴급출금을 요청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규원 검사 측 변호인은 또 지난 7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당시 봉욱 대검 차장검사의 지시를 받고 긴급 출국금지 요청서를 발송했다”면서 “대검 차장이 직권남용 주체이고 이규원 피고인은 대상자”라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 봉욱 전 차장검사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규원 검사는 해당글에서 “직속 상사, 지휘부, 대검에 아직 보고도 안 된 수사상황을 (법무부에 먼저 보고하는 경우) 그러면 어떤 때는 운 좋게 아무 일 없이 지나가지만 어떤 때는 ‘니가 사람이냐’ 소리 듣기 십상”이라고 했다.

이어 “기껏 고생해 자백 받아놓고 욕먹으면 좀 그렇다. 그리고 몇 번 그렇게 경을 치다보면 요령이 좀 생긴다”며 “그러면서 나는 대검 소속 공무원이라는 걸 체화하고 각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대검이 어떤 곳인가. 대검 사전지시가 없는 긴급출금이었다면 ‘니가 사람이냐’ 소리로 끝날 일이 아니”라며 “즉시 직무배제 되고 감찰 개시되었을 것이다. 검사징계법에도 그렇게 하라고 써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