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특혜 분양 리스트’와 관련 43명을 고발했던 부산참여연대의 양미숙 사무처장은 10일 검찰의 불기소이유서를 보고 선택적 기소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양미숙 사무처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불기소 이유서에 근거가 명확하거나 제대로 된 이유가 적혀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7년 부산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엘시티 실소유주인 이영복씨가 분양권을 로비 수단으로 썼다며 특혜를 받았다는 유력인사 43명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그러나 부산지검은 지난해 10월 이들 43명 중 시행사 측과 관련 있는 2명만 주택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41명은 증거 부족으로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특히 검찰이 ‘성명불상자’로 처리한 것에 대해 양미숙 처장은 문제를 제기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양 처장은 “41명이 ‘이것이 특별공급분에 특혜분양인지 몰랐다’고 했고 이 진술이 이영복의 진술과 일치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죄다라고 돼 있다”고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검찰 수사 당시 특정되지 않았지만 제보자에 의해 여러 명이 언급됐고 제가 수사과정에서 검찰에서 들은 부분도 있다”며 “그분들이 명단에 있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양 처장은 “불기소이유서를 보면 모두가 피의자인데 피의자와 피의자의 말이 일치한다는 이유로 불기소했다, 이해가 안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2020년 10월 공소시효를 3일 남겨놓은 시점에 통지서를 받았기에 항고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사나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다”며 “역시 검찰이 이런 수사에 대해 선택적으로 기소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비판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달 말 ‘엘시티 특혜 분양 리스트’ 관련 진정서를 접수하고 사실 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진정인을 조사한 데 이어 참고인 자격으로 엘시티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양 처장은 “진정인과 문건을 만든 사람이 같은 사람은 아닌 것 같다”며 “언론이나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문제제기하고 싶어하는 것을 봐도 진정인의 신원이 특별히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여러 곳에서 전화가 오는 등 압박을 받고 있다고 들었다”며 “아직 자신을 밝히는 것은 힘든 상황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지검은 9일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내고 “속칭 엘시티 특혜 분양 리스트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바가 없는 자료”라고 밝혔다. 부산지검은 “참여연대가 고발한 2015년 10월31일쯤 우선 분양된 엘시티 43세대 계약자에는 속칭 '엘시티 특혜분양 리스트'에 등장한다고 보도되고 있는 이들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특혜 분양 리스트’ 보도에 대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SNS에서 “결국 드러났다”며 “검찰은 알고도 덮은 것이다. 김학의 얼굴을 못 알아본 것처럼”이라고 ‘김학의 사건’에 비유했다. 

전우용 역사학자도 “윤중천 별장에서 성착취한 검사는 ‘안면불상’이라 ‘무혐의’라더니, 엘시티 특혜분양 받은 검사는 ‘성명불상’이라 ‘무혐의’라는 군요”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람의 얼굴도 이름도 알아보지 못하고 마구잡이로 칼을 휘두르는 ‘칼잡이’는, ‘검사’가 아니라 ‘망나니’”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