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씨 연희동 사저 취재 중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상호 전 MBC기자에 대해 재판부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1심이 이상호 기자의 공무집행방해 여부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재판부의 이같은 결정에 이상호 기자는 ‘go발뉴스’에 “이는 당연한 결과”라면서 향후 계획과 관련 “경찰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하는 것과 동시, 전두환 소송과 관련된 일체의 비용을 MBC에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자는 “경찰은 당시 제가 애꿎은 경호 의경에 대해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행사했다고 기정사실화해 전 언론에 이를 보도자료로 배포했다”면서 “무죄 판결로 사실이 아닌 것이 확인된 만큼 그에 따른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MBC에 대해서는 “전두환 취재 사전, 사후 보고 과정을 MBC에서 거쳤고, 취재 내용이 모두 MBC를 통해 보도돼 MBC가 소송과 관련한 일체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사안이었다”면서 “그 부분에 대한 민사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호 기자는 “김재철 치하의 MBC가 전두환 신군부에 잘 보이기 위해 변호사 조력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민사소송이 김재철 치하에서 발생한 잘못된 일들을 하나하나 지적해 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법원의 무죄 판결로 “전두환 취재는 법적인 정당성을 다시 확보했다”면서 “앞으로 더 힘있게 전두환 씨에 대한 취재를 벌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전두환 씨 연희동 사저 취재 중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상호 전 MBC기자에 대해 재판부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사진=현장검증 당시) ⓒ 'go발뉴스'

검찰의 항소제기에 이 기자는 “검찰은 아직 전두환의 신군부 세력이 현존하는 권력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전두환의 입장에 서서 국민의 알권리를 상대로 기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전두환, 노태우 씨의 불법비자금 추징시효가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미납추징금 환수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전두환 씨는 대통령 재임 중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2,205억원에 대한 추징이 선고되고도 아직도 그 중 76%에 해당하는 1,672억원을 미납 중에 있다. 그러나 10월이 되면 전두환 씨에 대한 불법비자금 추징 시효가 만료 된다.

이상호 기자는 이에 대해 “TF팀은 한두 달 이내로 작은 부동산 또는 소액의 돈을 전두환의 비자금이라고 밝혀낼 것”이라면서 “그리고 3~4년 시효 연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검찰 취재 당시 ‘이런 식으로 시간을 버는 것이 검찰의 말 못할 고민’이라는 취지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면서 “검찰이 언제 국민의 검찰로 돌아올지 안타까운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상호 기자의 무죄 소식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DrPyo)를 통해 “축하해요. 대한민국 최고의 탐사 저널리스트 이상호 기자”라며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hcroh)는 “국민시각으론 공무집행은 이상호 기자가 했고, 이를 전모씨가 방해한 사건”이라고 촌평했다.

이상호 기자는 지난해 1월 25일 전두환 정권 시절 고문을 받았던 김용필씨와 함께 전 씨의 연희동 사저를 방문해 취재 하다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돼 검찰로부터 징역 10월을 구형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