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홍 “주호영도 연설서 ‘독재’ 5번 언급”…박원석 “진중권 좀 오버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독재 배격’ 발언에 대해 4일 “사실상 반정부 투쟁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박원석 정책위원회 의장은 “야당 정치인 되든가 태극기 들고 반정부 운동을 하라”고 했다.
윤 검찰총장은 3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며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은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서 실현된다”면서 “대의제와 다수결 원리에 따라 법이 제정되지만 일단 제정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총장이 검찰 개혁 반대를 넘어 사실상 반정부 투쟁 선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윤 총장의 ‘독재 배격’ 발언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극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누군가 부르짖는 법의 공평과 정의가 참된 것인지, 아닌지를 알려면 그 법이 자신과, 자신의 가족과, 자신의 절친한 지인들에게도 일관되게 적용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며 가족과 측근 의혹을 겨냥했다. 그는 “윤 총장이 과연 자신 있게 난 그랬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윤 총장은 신임검사들에게 “국가와 검찰 조직이 여러분의 지위와 장래를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기 바란다”며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취임사를 연상시키는 발언을 했다.
신 의원은 이를 지적하며 “오히려 이 물음은 자신을 향해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당신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자문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유기홍 의원은 “얼마 전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독재’를 5번, ‘전체주의’를 3번 언급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민주정권이 국민을 위해 개혁의 칼을 빼들었을 때 그 대상인 기득권이 독재 운운하는 모습, 이제는 새롭지 않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독재와 전체주의는 검찰권을 남용해 정치에 개입하고 검찰의 집단 항명을 이끌려 한 윤석열 총장 본인의 자화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우선 진중권 전 교수의 촌평에 대해 지적했다. 진 전 교수가 윤 총장 발언에 대해 “와, 세다. 결단이 선 듯”이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 “이건 좀 오버지요”라고 했다.
박 의장은 “선출된 권력의 통치 행태가 비민주적이라면 독선, 독주라는 비판은 할 수 있겠지만, 독재라는 규정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박근혜 정권이 헌법에 의해 탄핵을 당했지만, 그 정권에 대한 비판조차 독선, 불통, 국정농단이었지 독재라는 규정은 하지 않았다”고 상기시켰다.
또 박 의장은 “우리가 부정선거와 국가폭력으로 얼룩졌던 독재의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규정은 함부로 내려서는 안된다”며 진 전 교수 발언이 지나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의장은 윤 총장의 발언에 대해 “정치행위”라며 “대단히 부절절하다”고 비판했다.
박 의장은 “일반론으로 상식적인 내용들이고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만 근래 정치적 상황이나 본인의 처지에 빗댄 것으로 보일 수 있음에도 굳이 이런 정치행위를 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법집행을 하는 공무원이 민주적 정당성에 문제가 없는 선출 권력을 두고 독재 운운은 얼토당토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옷 벗고 나가 야당 정치인이 되든가 아니면 태극기 들고 반정부 운동을 하는 게 맞겠지요”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