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역사왜곡 처벌법 필요…주호영 법안들 통과로 사과 진정성 보여야”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극우인사 지만원씨가 징역 2년의 실형을 받고도 “5·18은 북한 간첩이 일으킨 폭동”이라고 계속해서 주장했다.
지만원씨는 18일 보수 유튜버, 지지자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28·29 묘역에서 열린 ‘제7회 5·18 군·경 전사자 추모식’에 참석했다.
유튜브 채널 ‘TVbaijin’에 따르면 선글라스를 낀 지씨는 연단에 올라 “5.18은 민주화 운동이 아니고 폭동”이라고 주장했다.
지만원씨는 최근 공개된 미국 외교문서를 거론하면서 “5·18 전쟁에서 우리가 이겼다”며 “ 미국 중앙정보국(CIA) 리포트가 5.18은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 폭동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씨는 “이건 누가 일으켰느냐?”라며 “김대중 졸개하고 북한 간첩하고 함께 해서 일으켰대”라고 망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러니까 (정부가) 발표를 못하는 거야”라고 덧붙였다.
이에 참석자들은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또 지씨는 “탈북자들이 2009년 10월 460쪽의 증언록을 냈는데 그 책의 제목이 ‘화려한 사기극의 실체 5·18’”이라며 “사기극이다”라고 망언을 이어갔다.
지씨는 “이제까지 사기를 처먹고 북한이 저지른 폭동을 민주화 운동이라고 해서 국민 등골을 빼먹은 것만 해도 부족해서 앞으로 또 사기를 치는 것”이라며 “이런 진실이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사기를 친다”고 주장했다.
지씨가 언급한 미국 외교문서는 미 국무장관이 제네바 주재 미국 대표부에 보낸 1980년 5월25일자 문서이다.
지씨와 극우 유튜버들은 ‘인민재판 및 처형’ 관련 내용을 집중 거론하며 ‘북한 특수요원 개입설’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문서는 바로 다음날인 1980년 5월26일 확인된 정보가 아니라며 외교관들에게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지씨는 이 내용은 소개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980년 5월25일 작성된 ‘한국 모니터링 그룹 상황 보고 제7호’(KOREA MONITORING GROUP SITUATION REPORT NUMBER 7)에는 “광주 상황은 보다 암울한 국면으로 들어섰다. 온건한 시민위원회는 상황 통제력을 상실했고, 급진파가 상황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민재판소가 설치됐고 몇몇 처형이 이뤄졌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미국 외교당국은 바로 다음날 이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라고 인정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1980년 5월26일 미 국무장관이 제네바 대표부로 보낸 ‘한국 상황보고 제8호(KOREA SITUATION REPORT NUMBER 8)’는 “반란 세력이 인민재판소를 설치해 처형을 자행했다는 앞선 보고는 완전하게 확인된 것이 아니다”며 해당 내용은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1980년 5월26일 서울의 주한미국대사관이 국무장관에게 보낸 ‘한국 상황 보고'(KOREAN SITUATION REPORT, MAY 26)’ 문서도 ‘조심해서 다루라’고 경고했다.
문서는 ‘광주 상황’을 소개하면서 “5월 25일 일요일의 과정에서 광주의 사태는 급격히 악화 쪽으로 틀었다”며 “인민재판소와 처형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다음 등장하는 괄호 안에 “이들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으니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라고 적었다.
지만원씨는 지난 2월 5·18에 참여한 시민들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주장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징역 2년에 벌금 100만원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극우 유튜버들의 ‘5.18은 폭동’ 망언과 관련 5·18 역사 왜곡 처벌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미국, 유럽 등 민주주의를 먼저 했던 나라들도 증오와 혐오 발언에 대해서는 처벌하고 있지 않느냐”며 “인종차별, 나치 옹호 처벌을 통해 사회적 합의가 모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우리도 일제 침략을 미화하거나 광주 민주화 운동의 피해자를 혐오‧증오‧차별하는 발언들에 대해서는 아주 엄격한 규정을 가지고 제한한다면 표현의 자유 문제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미래통합당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한 법안들을 21대 국회에서 빨리 처리해야 한다”며 “이에 협조하는 것이 주호영 원내대표가 광주에 내려가서 한 발언, 사과의 진정성을 실질적으로 보여주고 확인해주는 절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주먹을 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또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배현진 원내대변인 등과 함께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유족 단체와 만나 ‘5.18 폄훼 발언’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