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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기자단은 왜 검찰개혁에 반대하는가?법무부 개혁안 비판보도 84.8%, ‘검찰의 반발’이 주요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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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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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9  15:27:23
수정 2019.12.19  1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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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날로 높아지고 있고 있습니다. 서초동을 가득 채웠던 검찰 개혁 목소리 이후 국회에선 패스트트랙으로 올라온 검찰 개혁 법안에 대한 실무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지명되면서, 검찰 개혁이 수순을 밟아나갈 것이란 기대도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과 함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해묵은 검찰 개혁의 논의가 미약하나마 진전되는 듯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검찰 개혁을 끝까지 완수하려면, 시민들의 지지와 공론장의 건강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검경의 수사권을 어디까지 얼마나 조정할지, 공수처 구성은 또 어떻게 할지 등은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토론하여 최선의 제도를 찾아나가야 할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또 다시 언론이 중요하단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9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검찰개혁 방안을 직접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다음 날인 10월 1일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첫 번째 개혁 권고안을 내놨습니다. 이어 같은 날 대검찰청이 자체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현재까지도 법무부와 검찰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론에선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검찰개혁안’에 대한 법조출입기자들의 기사가 어떠한지 분석했습니다.

1. 보도량 분석

총 507건의 기사 분석…검찰이 내놓은 개혁안 설명하는 기사가 더 많았던 동아일보‧MBN‧뉴스1

보통 법조출입기자 중 1진 또는 팀장급이 대법원을, 2진이나 3진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과 대검찰청에 출입하는 기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민언련은 법조출입기자 중 2~4진 기자가 쓴 기사 중 ‘검찰개혁’이란 단어가 포함되는 기사를 추려 분석했습니다. 일간지와 방송사는 물론 경제지‧통신사‧온라인 매체 등을 대상으로 각 사 홈페이지 또는 포털에서 ‘기자 이름+검찰 개혁’을 키워드로 기사를 검색하였으며 이 경우 신문 지면,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만 수집하지 않고 인터넷판 기사까지 모니터에 포함했습니다. 또한 1‧2보가 있는 경우 종합 기사만 모니터 대상에 포함했으며 인터넷판 기사와 지면 위에 오른(신문) 또는 전파를 탄(방송) 기사가 조금이라도 내용이 다를 경우 둘 다 포함했습니다. 중복 기사, 속보 기사는 제외했습니다. 모니터 기간은 법무검찰개혁위의 첫 번째 권고안이 나온 10월 1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입니다.

이 기간 중 종합일간지 10개, 방송사 8개, 경제지 9개, 통신사 3개, 온라인 매체 1개, 총 31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했더니 총 507개의 분석대상 보도가 선택되었습니다. 분석 대상 기사를 수집하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법조출입기자단에 소속된 일부 매체는 제외했습니다. 매체를 제외하는 기준은 기존 민언련에서 모니터 대상으로 삼았던 매체인지 아닌지의 여부와 포털 인링크 여부 등을 종합해 세웠습니다.

이렇게 수집한 기사의 내용이 주로 법무부가 내놓은 검찰개혁을 위한 방안 보도인가, 검찰이 내놓은 자체개혁방안 보도인가, 또는 양쪽 안을 모두 설명하는 경우인가로 나눠봤습니다.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에서, 또는 조국 전 장관이 검찰개혁 방안을 내놓거나 또는 이를 실행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법무부’로 분류했고요. 대검에서, 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체 검찰개혁 방안을 내놓거나 또는 이를 실행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검찰’로 분류했습니다. 양쪽 안을 모두 두루 설명하는 경우 ‘법무부, 검찰’ 양쪽으로 분류했습니다.

   
▲ 법조출입기자 중 종합일간지 2~4진 기자의 검찰개혁안 관련 보도량(10/1~11/15) ⓒ민주언론시민연합*‘기자 이름+검찰 개혁’을 키워드로 언론사 홈페이지 또는 포털에서 검색, 중복 및 속보 기사 제외.

그 결과 신문은 총 178건 중 113건, 즉 63%를 법무부가 내놓은 검찰개혁안에 대해 기사를 냈습니다. 검찰이 내놓은 개혁안에 대해서는 46건(26%)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이는 방송사나 경제지, 통신사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드러났습니다. 방송의 경우 총 93건 중 61건(66%)이 법무부의 개혁안에 대한 설명, 28건(30%)이 검찰의 개혁안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 법조출입기자 중 주요 방송사 2~4진 기자의 검찰개혁안 관련 보도량(10/1~11/15) ⓒ민주언론시민연합*‘기자 이름+검찰 개혁’을 키워드로 언론사 홈페이지 또는 포털에서 검색, 중복 및 속보 기사 제외.

경제지는 법무부 개혁안 기사 비중이 좀 더 높아 160건 중 113건(71%)에서 법무부의 개혁안을 다뤘습니다.

   
▲ 법조출입기자 중 주요 경제지 2~4진 기자의 검찰개혁안 관련 보도량(10/1~11/15) ⓒ민주언론시민연합*‘기자 이름+검찰 개혁’을 키워드로 언론사 홈페이지 또는 포털에서 검색, 중복 및 속보 기사 제외.

통신사 및 온라인 매체도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총 76건의 기사 중 법무부 발 개혁안에 대한 기사가 50건(66%), 검찰 발 개혁안에 대한 기사가 24건(32%)이었습니다.

   
▲ 법조출입기자 중 통신사 및 온라인 매체 2~4진 기자의 검찰개혁안 관련 보도량(10/1~11/15) ⓒ민주언론시민연합*‘기자 이름+검찰 개혁’을 키워드로 언론사 홈페이지 또는 포털에서 검색, 중복 및 속보 기사 제외.

법무부 안이 먼저 나와서 검찰 개혁의 큰 크림을 그리면 검찰이 후속으로 실천 가능한 내용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법무부 안에 대해서 설명하는 기사가 많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검찰개혁안 자체에 대해 기사를 가장 많이 쓴 매체는 중앙일보로 33건, 그 다음은 세계일보로 31건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법무부의 검찰개혁안을 많이 보도하는 흐름 속에서 다소 특이하게 ‘검찰에서 내놓은 개혁안’을 설명하는 기사가 더 많은 매체가 있었습니다. 동아일보, MBN, 뉴스1이었습니다. 동아일보는 전체 12건 중 8건, MBN은 전체 6건 중 6건 모두가, 뉴스1은 전체 18건 중 11건이 검찰이 내놓은 검찰개혁안을 설명하는 기사였습니다.

법무부 개혁안을 다룰 때 ‘비판’이 절반

전체 보도 건수 507건 중, 법무부 발 개혁안 관련 기사가 337건, 검찰 발 개혁안 관련 기사가 139건, 양쪽 모두를 다룬 기사가 31건입니다. 민언련은 이 모든 기사들을, 기사 내용에 따라 법무부 또는 검찰 발 개혁안 관련 기사의 경우 △단순전달 △단순전달비판 △단순전달칭찬 △비판 △칭찬 △비판/칭찬 모두로 나눠보았습니다. 양쪽 개혁안을 다 다룬 기사의 경우 △단순전달 △법무부 비판 △양쪽 모두 비판 등으로 나눴습니다.

   
▲ 법조출입기자 중 2~4진 기자의 법무부와 검찰의 검찰개혁안 보도 내용 비교(10/1~11/15) ⓒ민주언론시민연합*‘기자 이름+검찰 개혁’을 키워드로 언론사 홈페이지 또는 포털에서 검색, 중복 및 속보 기사 제외.

특이점은, 법무부 발 개혁안을 주로 다룬 337건을 분류해보니, 절반은 단순하게 개혁안 내용을 전하는 ‘단순전달’(50.1%)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비판’(44.8%)하는 기사였단 것입니다. ‘비판’으로 분류한 기사들은 법무부 개혁안이 실행되는 것을 걱정하는 내용입니다. 법조계‧검찰‧언론계‧학계 등의 이름을 빌려 ‘지적이 있다’, ‘우려가 있다’고 전하는 기사들이 여기 포함되었습니다. 법조출입기자들이 쓴 기사 중 약 44.8%가 법무부의 개혁안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실현시키면 안 된다고 말하는 ‘비판’ 기사인 셈입니다. 법무부 안을 비판하는 기사를 많이 낸 언론사로는 일간지 중 문화일보‧세계일보‧중앙일보가 있었고 경제지 중에선 헤럴드경제, 방송사 중에선 SBS가 있었습니다. 비판하는 기사의 보도량이 10건 이상이면서 단순전달보다 많은 경우의 언론사만 뽑았습니다.

그러나 검찰이 발표한 개혁안의 경우, 이를 비판하는 기사는 139건 중 16건으로 11.5%에 그쳤습니다. 오히려 법무부 개혁안보다 검찰 개혁안을 칭찬하는 기사가 더 많았습니다. 법무부 안은 337건 중 4건(1.2%)이 ‘칭찬’으로 분류됐고 검찰 안은 139건 중 9건(6.5%)이 ‘칭찬’으로 분류됐습니다.

   
▲ 법조출입기자 중 2~4진 기자의 법무부&검찰 검찰개혁안 보도 내용 비교(10/1~11/15) ⓒ민주언론시민연합*‘기자 이름+검찰 개혁’을 키워드로 언론사 홈페이지 또는 포털에서 검색, 중복 및 속보 기사 제외.

양쪽 모두의 개혁안을 다룬 기사들도 ‘검찰을 비판’하는 기사는 없었습니다. 법무부를 비판하거나 양쪽 모두를 비판하는 식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법무부 개혁안은 비판하고 검찰 개혁안은 칭찬하는 경우가 1건 있었습니다. 바로 매일경제 <조국 부담 덜어낸 청·여…검찰개혁 국회입법 속도낸다>(10/14 채종원 성승훈 기자)인데요. 매일경제는 이 기사에서 “이후 그(조국 장관)가 사퇴하면서 발표한 입장문을 보면 본인이 검찰 개혁에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략) 하지만 특수부 축소 등 대표적인 개혁성과는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이 주도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라며 검찰개혁의 공을 윤석열 총장에게 돌렸습니다. 이어 검찰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개혁안만 설명하며 이 방안이 얼마나 개혁적이었는지 피력했습니다.

법무부 개혁안 비판할 때 84.8%는 ‘검찰의 반발’이 요지가 된다

법무부나 법무검찰개혁위에서 나온 검찰개혁안이 실제로 검찰을 개혁하지 못하고 보이기식 개혁에 그칠 우려가 있다면 이는 비판해도 됩니다. 뿐만 아니라 법무부가 과도하게 검찰의 수사에 개입할 여지가 있어서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수준의 개혁안이라면 이 또한 비판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언론의 역할은 법무부에서 내놓은 검찰개혁안이 실제로 그러한지 객관적으로 따져보는 일일 겁니다.

그러나 법무부 발 개혁안을 비판하는 151건의 기사엔 객관적 분석보다는 검찰의 반발이 그대로 실려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법무부 발 개혁안을 비판하는 151건의 기사 중 128건(84.8%)에 검찰의 목소리가 담겨있었던 겁니다. 사례를 보면 세계일보 <“직접수사 부서 폐지 사전논의 없어” ‘일방통행’ 법무부에 검 ‘부글부글’>(11/14 김건호 최형창 기자) 서울경제 <검찰 “수사지휘 폐지되면 조국 공양 ‘다중피해안전사고’ 수사 못한다”>(10/25 조권형 기자), 아시아경제 <‘졸속개혁안’ 비판 일자…한발 물러난 ‘조국 표 인권보호수사규칙’>(10/28 이기민 기자) 등이 그러합니다.

세계일보 기사는 ‘법무부가 전국 검찰청에 있는 37개 직접 수사 부서를 연말까지 폐지하는 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자 검찰이 반발하고 나섰다’는 내용입니다. 세계일보 기사에 등장하는 한 대검찰청 관계자는 “대한민국 부패수사역량의 90%를 12월까지 없애겠다는데 주가조작이나 권력형 부패와 비리·조폭범죄가 갑자기 다 사라졌느냐”고 반발했습니다. 서울경제 기사엔 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면 신속한 수사가 불가능하다는 검찰의 주장이 그대로 실렸습니다. 아시아경제 기사에선 심야조사와 부당한 별건수사 금지, 수사 개시 때 고검장에 보고하자는 내용의 ‘인권보호 수사규칙 제정안’이 비판의 대상이 됐습니다. 비판의 논점 또한 검찰 내부에서 “검사들끼리 재미삼아 만드는 동아리 운영안 같은 것도 이것보다는 더 정제돼 있다. 법령안이 아니라 흡사 선언문이나 인권단체의 권고안 같다”는 반발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2. 검찰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한 보도들

‘직접수사부서 폐지’‧‘법무장관에 수사 사전보고’한다는 법무부 안에 비판 기사 많아

법조출입기자의 보도 양상을 보기 위해, 한 사안이 어떻게 보도되는지 살펴봤습니다. 먼저 507건의 기사가 가장 몰렸던 날은 10월 1일(49건)입니다. 이날 법무검찰개혁위와 대검에서 처음으로 검찰개혁안을 내놨기 때문입니다. 이후 몸집이 있는 개혁안이 발표될 때마다 보도량은 조금씩 늘었습니다.

단순 보도량의 많고 적음 외에, 유의미한 보도량이 나온 날 중에서도 ‘비판’하는 논조의 기사가 많았던 날이 있습니다. 11월 14일과 15일입니다. 이 시기엔 법무부가 검찰의 직접 수사부서 폐지를 계획하고 있으며 또한 검찰총장이 수사 단계별로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한다는 내용의 규칙안을 만들 것이란 보도가 나와 검찰 내부가 들끓었습니다.

13일 중앙일보에서 <단독/법무부 “검찰총장, 장관에 수사 사전보고하라” 통보>(11/13 박태인 김기정 정진호 기자)를 내자 14일 여러 언론에서 같은 내용을 검사들의 반발과 함께 기사화 했습니다. 15일엔 윤석열 검찰총장이 14일 열린 대검 간부회의에서 “국가 반부패 대응 역량이 축소되지 않도록 엄정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이 기사화 되면서 검찰이 이만큼이나 법무부 개혁안에 반발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14일엔 18건, 15일엔 14건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중 14일엔 15건(83.3%)이, 15일엔 13건(92.9%)이 법무부의 개혁안을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내용은 대동소이했습니다. 대부분 검찰이나 법조계의 입을 빌려 그들의 반발을 전했습니다. 기자가 직접 ‘수사권 축소’니 ‘수사보복’이니 설명하지 않더라도 검찰의 반발로 기사가 구성되기 때문에 법무부가 시행하는 검찰개혁안이 어딘지 잘못됐단 느낌을 주는 식입니다.

통신사인 뉴스1의 <직접수사부서 폐지·법무장관에 수사 사전보고… 檢 ‘부글부글’>(11/14 서미선 손인해 기자)을 참고해보면, 어떤 방식으로 기사가 쓰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법무부가 전국 검찰청의 41개 직접 인지수사 부서를 모두 없애고, 중요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이 법무부장관에게 수사 단계별로 보고하도록 관련 규정 개정에 나서자 검찰내부 반발이 감지된다”로 시작되었습니다. 기사는 이후 “‘특수통’인 지방 A검사”, “재경지검 B검사”,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 출신 김종민 변호사”의 입을 빌려 법무부의 개혁에 반대하는 입장을 실어줬습니다. 검찰이 이에 반발하는 이유로는 ‘검찰의 수사 전문성을 떨어뜨린다’, ‘수사는 보안이 생명인데 법무부에 보고를 해가며 수사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등이었습니다.

‘법무부의 검찰 직접 수사부서 폐지 및 사전보고 강화 방침 설명→이에 대한 검찰의 극심한 반발 설명’과 같은 기사 흐름은 14일에 나왔던 15건의 ‘비판’ 기사와 15일에 나왔던 13건의 ‘비판’ 기사에서 모두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일종의 패턴이 되어버린 셈이죠. 이들 보도는 법무부가 왜 검찰의 직접 수사부서를 폐지하겠단 결정을 내렸는지, 사전보고를 강화하려는 이유는 무엇인지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검찰 내부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거나 격앙됐단 말만 나왔습니다. 법무부의 의견이 아니더라도 역사적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가 문제였던 사건을 짚어보거나, 외국과 다른 검찰 시스템을 말하며 법무부의 개혁안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기사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비판’ 기사로 분류되지 않은 기사 중에서 이데일리의 <‘검찰 개혁’ 당정 일방적 속도전에 검 내부 반발 기류>(11/14 박일경 기자)가 그나마 다른 목소리를 기사에 실었습니다. 법무부 안에 공감하는 검찰 출신 변호사가 등장한 겁니다. 해당 변호사는 “인지부서를 다 없애겠다는 것이 아니라 직접수사 총량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민생과 직결되는 형사부 검사를 늘리는 방향성에 공감한다”고 말했습니다. 검찰 내부는 아니지만 넓게 보아 법조계에는 이런 의견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취지의 발언은 해당 기사가 아니고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살펴보니 실제로 법무부 안은 그렇지 않았다

이처럼 법조출입기자들은 실제로 검찰개혁이 필요한지, 그 방향은 어디로 가야하는지, 법무부가 내놓은 개혁안의 방향이 틀리다면 왜 틀린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14~15일이 아닌 때에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식의 칼럼을 쓴 기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은 대부분 ‘일관성이 없으면 안 된다’, ‘졸속으로 하면 안 된다’처럼 단서가 달린 검찰개혁이었습니다.

SBS <취재파일/‘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의 전제 조건>(10/23 박원경 기자), 문화일보 <취재수첩/법무부 ‘졸속’ 인권규칙, ‘편법’ 입법예고>(10/28 김윤희 기자) 등이 그러한 칼럼입니다.

그렇다면 법무부의 검찰 직접 수사부서 폐지와 사전보고 강화가 정말 검찰의 반발대로 검찰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부리려는, 검찰의 수사 능력을 약화시키는 방향의 개혁일까요? 먼저 직접 수사부서 폐지에 대해서는 법무부가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법무부 <검찰 직접수사부서, 전부 폐지하는 것 아니다>(11/15)에 따르면 “법무부는 현재 총 41개인 검찰의 직접수사부서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줄이는 내용으로 2019. 12. 말까지 추가 직제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어 “축소 대상인 직접수사부서는 아직까지 정해진 바 없다”고도 밝혔습니다. 즉 축소 대상이 되는 부서가 41개일 뿐인 것입니다. 법무부는 이 41개 부서를 전부 폐지하기로 했다는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사전보고 강화도 비슷합니다. 연합뉴스에선 며칠 뒤 <팩트체크/법무부의 검 보고사무규칙 개정, ‘검찰장악’ 기도?>(11/21 임순현 기자)를 내 “법무부의 개정 취지가 검찰 사전보고 강화 조치인지는 현 단계에서 속단키 쉽지 않다”고 팩트체크를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보고 사무 규칙을 개정하더라도 압수수색 영장과 같은 것을 사전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은 아예 포함하지 않을 것이다. 사전에 뭘 보고받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는 “김 차관의 이 같은 설명은 검찰의 수사 관련 보고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가 그동안 밝혀온 기조와 일맥상통한다”며 “구체적인 개정안이 나오지 않은 현재로선 ‘보고대상과 유형을 구체화하겠다’는 법무부 방침이 사전보고를 강화하는 등 방법으로 정부가 검찰 장악에 나선 징후라고 볼 근거는 충분치 않은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이러한 사실과 견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무부가 안을 내놓은 당시 법조출입기자가 쓴 대부분의 기사는 검찰의 반발만 소개했습니다. 검찰을 개혁하는 것이기 때문에 검찰이 반발하는 건 일견 당연합니다. 그러나 언론이라면 검찰의 반발을 받아쓰기할 게 아니라, 이 개혁안이 진정 검찰을 개혁할 수 있는지 따져봤어야 할 것입니다. 검찰의 스피커가 되어 달라고 검찰에 출입처를 둔 것이 아닙니다. 검찰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 및 미공개정보이용) 등 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지난10월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대기하고 있는 기자들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3. 검찰 개혁 방해하는 언론 보도 유형

조국 수사를 이유로 법무부의 검찰 개혁안 의심하는 언론들

검찰의 스피커 역할을 하며 검찰 개혁 논의를 막는 것 외에, △조국 전 장관 수사를 가지고 법무부의 검찰 개혁 의도를 의심하거나 △특수부 축소를 정치적 이해관계로만 해석하거나 △검찰 개혁의 성과는 윤석열 검찰총장 덕이라고 하며 검찰 개혁을 방해하는 보도 흐름도 있었습니다.

특히 법무부 발 검찰 개혁을 다루는 언론의 태도는 ‘단순전달’에 그치거나 ‘비판’하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비판하는 논조의 기사 중에는 법무부의 검찰 개혁 행보와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를 연관지어 보는 보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매체들은 대부분 정확한 근거 없이 조국 일가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법무부 발 검찰개혁안을 의심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국민일보는 <법조계 “정치적 중립 세우는 게 진정한 검개혁”>(10/1 박상은 구자창 기자)에서 “조 장관에게 과연 검찰 개혁의 정당성이 있느냐는 지적도 계속됐다”라며 검찰 수사를 받는 당사자가 개혁 담당을 하는 것이 의문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문화일보 역시 <법무부 “검, 형사·공판부 강화 의견서 내라”>(10/8 이희권 기자)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비리에 따른 검찰의 사법처리가 임박해 오고, 웅동학원 교사 불법 채용 혐의 등으로 동생 조모 씨에 대한 강제구인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법무부 장관직 사퇴 없이 검찰 개혁만을 외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 기사는 조국 일가 수사를 끌어와 검찰 개혁 전체를 정쟁으로 몰아가거나 논점을 흐렸습니다. 이렇게 법무부가 어떠한 발표를 해도 ‘조국이 말할 자격이 있나’라는 식으로 대꾸해버린다면 검찰 개혁에 대해 진전된 논의가 힘들 뿐더러 검찰 개혁의 의미 자체를 무시해버리는 꼴이 되고 맙니다. 게다가 죄가 없는 사람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편협한 논리에 갇혀 논점이 흐려질 가능성이 큽니다.

특수부 축소가 여당 인사 보호하기 위한 배려?

법무부 발 개혁안의 ‘특수부 폐지’와 조국 전 장관의 정치적 목적을 엮으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이런 보도에 적극적인 매체로는 한국경제와 헤럴드경제가 있었습니다. 한국경제는 <검찰 특수부를 대구와 광주에 남기기로 한 까닭은? 민주당 ‘입김’이 강하지 않은 곳이라?>(10/14 안대규 기자)에서 법무부가 전국 7개 특수부 중에서 서울을 제외하고 사건 배당이 많은 다른 지역이 아니라 대구, 광주를 남기기로 한 이유를 의심했습니다. 한국경제는 “특수부가 폐지된 지검의 공통점은 지자체장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며 검찰개혁안을 정치적으로 풀었습니다.

즉, 여당 소속 지자체장이 있는 지역엔 특수부가 없어 이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그렇다면 이는 여당 인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논리입니다. 헤럴드경제 역시 <법무부 ‘특수부 축소안’, 지역안배 논란…전관예우 ‘내로남불’ 논란도>(10/14 문재연 기자)에서 “대구지검과 광주지검을 존치검찰청으로 지정한 배경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깔렸다는 지적도 나온다”라고 말했습니다.

특수부 축소와 지역 정치의 사이의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에 불과합니다. 특수부 축소는 이미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조금씩 진행되어 오고 있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임기 2년 동안 울산·창원지검 등 전국의 특별부사 부서 43개를 줄여서 7개만을 남겼습니다. 이후 조국 장관이 이어받아 사건 배당을 고려해 3개를 남긴 것입니다. 특수부 축소를 발표할 당시 조국 장관은 이미 “대검찰청의 판단을 존중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어떠한 근거도 없이 해석을 바탕으로 마치 사실인양 기사가 쓰인 겁니다.

   
▲ (맨 앞)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제공=뉴시스>

검찰 개혁 성과 “사실상 윤석열 작품”이라는 매일경제

매일경제는 검찰개혁안을 다룬 보도에서 특이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매일경제는 <검 개혁 또 치고나간 윤석열…“조국수사 잡음 허용 않겠다는 뜻”>(10/4 채종원 성승훈 기자) <검, 밤9시 이후 심야조사 폐지…윤석열 3번째 개혁안 ‘선제대응’>(10/7 채종원 성승훈 진영화 기자), <계속되는 윤석열 개혁 드라이브…“전문공보관 신설·직접수사 축소”>(10/10 채종원 기자)를 연이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모두 윤석열 발 검찰개혁안에 집중하는 보도들이었습니다. 매일경제는 조사 기간 법무부 개혁안을 총 4건, 대검 개혁안 4건, 양쪽의 개혁안 1건을 보도했습니다. 같은 기간 양적으로 법무부발 개혁안이 훨씬 더 많았던 것을 고려한다면, 매일경제가 법무부발 개혁안을 많이 보도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던 중 매일경제는 검찰 개혁의 공을 윤석열 총장에게 돌리는 기사로 화룡점정을 찍었습니다. <조국 부담 덜어낸 청·여…검찰개혁 국회입법 속도낸다>(10/14 채종원 성승훈 기자)에는 “이후 그(조국 장관)가 사퇴하면서 발표한 입장문을 보면 본인이 검찰 개혁에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략) 하지만 특수부 축소 등 대표적인 개혁성과는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이 주도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라고 적혀있습니다.

사실 현 시점에는 법무부와 검찰이 협력하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검찰 개혁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조국 전 장관은 법무부와 검찰이 함께 이뤄내는 개혁에 대해 방점을 찍기도 했습니다. 이 관점으로 볼 때 검찰 개혁을 ‘누구의 주도’라고 보기에는 아직 섣부른 감이 있습니다. 검찰 개혁이 아직 과정 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실질적 개혁을 누가 이뤄내고 있느냐가 그렇게 중요한 상황이 아닙니다. 하지만 매일경제는 검찰 발 입장을 그대로 실어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개혁을 주도하고 있다는 기사를 써냈습니다. 검찰 개혁의 공을 평가하는 부분은 ‘사실’이라기보다 ‘해석’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검찰 개혁 과제를 완수하지도 않은 이 시점, 과연 조국이 아니라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 개혁의 주도자라는 주장이 검찰 개혁의 진전에 중요하게 작용할까요? 법조출입기자에 의해 작성된 기사인 점을 감안하면 검찰의 입장에서 쓰인 기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기사입니다.

* 썸네일 : KBS [저리톡] ‘검찰 개혁’ 촛불 민심, 언론은 무엇을 놓쳤나?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10월 1일~11월 15일 종합일간지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10개) / 방송사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8개) / 경제지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아시아경제, 이데일리, 이투데이, 조선비즈, 한국경제, 헤럴드경제(9개) / 통신사 연합뉴스, 뉴스1, 뉴시스(3개) 및 온라인 매체 오마이뉴스(1개) 등 위 매체 법조출입기자 중 2진~4진 기자가 모니터 기간 쓴 기사 중 ‘검찰 개혁’이 포함된 기사. 온라인 송고 기사를 기준으로 하며, 1‧2보 등이 있을 경우 종합 기사를 모니터함. 속보 또는 중복 기사는 제외.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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