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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처제도 폐지 움직임.. 기자정신 회복 기대”“시민사회 응원과지지, 개혁동력 지피는 불쏘시개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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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 민언련 상임대표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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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2  16:15:31
수정 2019.12.12  16: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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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바람이 언론계안에서 솔솔 일고 있다. 바람개비는 취재관행의 변화다. 출입처를 중심으로 하는 취재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되었지만 실행되지 않고 미적거렸다.  그러는 사이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형편없이 추락했고 기자들은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권위주의 정부시절에는 그저 정치권력이나 언론사주 또는 광고주에 책임을 돌렸다. 기자들은 어쩔 수 없이 언론자유를 억압당해왔다는 변명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많은 언론인들이 통제에 저항하며 해직과 징계 등의 가시밭길을 마다지 않았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보도는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직접 기자들을 겨냥하는 계기가 되었다. 언론보도의 문제는 외부적인 요인 못지않게 기자들에게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직후 기자사회는 반성과 성찰한다고 하면서 한껏 몸을 낮추는 모양을 보였다. 하지만 그때뿐 반성은 시늉만으로 그치고 개혁의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더구나 촛불혁명이후 정치권력의 언론 장악과 통제 때문이라는 핑계는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공적 언론을 중심으로 인적 청산과 적폐 청산을 한다고 했지만 보도의 내용은 시민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 더 근본적인 요인은 기자사회의 내부에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기자들의 잘못된 관행과 의식의 탓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 원인 중에 하나가 바로 출입처제도라고 진단했다. 어떤 정보를 어느 경로를 통해 접근하고 수집하는지가 보도의 방향과 틀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드러난 사실너머 진실의 발굴자이자 전달자가 아니라 출입처가 주는 정보를 재료로 비슷한 공정을 통해 보도물이라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단순 생산자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출입처 중심의 취재시스템은 출입처와 언론사주 그리고 기자들의 이해 담합적 산물이다. 출입처는 보도와 여론을 손쉽게 관리하는 수단이었고 언론사는 적은 비용으로 기사를 생산해내는 효율적 시스템이었으며 기자들은 취재원으로부터 손쉽고 편하게 정보를 받을 수 있는 통로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담합을 해체하려는 노력이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참여정부 때 기자실을 폐쇄하고 브리핑 중심으로 바꾸는 취재지원 선진화 시스템을 도입하려다가 언론계의 큰 반발에 부딪쳐 무산되기도 했다. 

   
▲ 2007년 10월24일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반대하며 서울 외교통상부에서 기자들이 로비 맨 바닥에 앉아 박스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기사송고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이번에는 기자들이 나서서 그 담합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의 선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히 취재관행의 변화만을 뜻하지 않는다. 언론인으로서 정체성 선언의 단초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동안 기자들은 언론기업의 종업원이 되어가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을 받아왔다. 기자가 광고영업이나 협찬의 바람잡이로 영업사원처럼 동원되고 기레기라는 모욕을 들어도 체념하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현실이 만연해갔다. 기사가 정치적 이해나 돈벌이로 팔려나가도 별다른 저항의 움직임조차 없었다. 내부의 견제와 힘의 균형이 무너지고 기자들은 무기력하게 경영의 논리에 함몰되어갔다. 체제에 길들여지고 익숙해져서 그 속에 안주해버린 것이다. 문제의식이 없으니 당연히 저항과 비판의식도 사라졌다. 

이번 변화의 바람은 기자들이 기자정신을 회복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한다. 그럼에도 출입처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우려와 거부감도 적지 않다고 한다. 찾아보면 반대의 빌미는 숱하게 보일 수도 있다. 좀더 쉽게 기사를 생산해내고 단독이나 속보 등의 시장 경쟁을 통해 수익을 올리려는 상업적 논리도 여전히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모든 개혁은 외부적인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 특히 언론의 자유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기자들은 밖에서의 압박에는 강한 저항감을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다. 또한 기자 노동의 특징은 고도의 자율성에 토대를 두고 있으므로 변화를 강제하기도 쉽지 않다. 기자들이 자기 성찰에서 출발한 혁신이 가장 강력하고 지속적인 이유다.  

물론 조직 안에서도 다양한 의견과 이해가 서로 부딪칠 것이다. 정치권력에 맞서는 일은 명분도 뚜렷하고 명료하다. 반면 내부에서의 혁신은 오랜 동료들에게 때로는 날 선 소리를 해야 하고  감정대립을 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단호하고 강한 의지도 자칫하면 시나브로 사라질 수도 있다. 어쩌면 도끼를 갈아 바늘로 만드는 일만큼 정성과 치열한 노력이 요구되는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다. 

이럴 때 시민사회의 응원과 지지는 개혁의 동력을 지피는 불쏘시개가 될 것이다. 병아리는 자신의 힘만으로 부화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알을 깨고 나오려는 병아리의 힘과 어미닭이 밖에서 탁 쪼아주는 힘이 동시에 작용한다는 것이다. 출입처 제도 폐지 움직임이 기자정신을 벼리는 풀무질이 될 것을 기대한다.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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