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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중 피조사자 잇따른 ‘자살’.. 무엇이 문제인가[하성태의 와이드뷰] 檢 수사방식‧무분별한 언론보도 개선 없인 ‘자살방지’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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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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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9  14:42:38
수정 2019.12.19  14: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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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수사관 자살 건에 대해서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그 당시에 유족들하고 그리고 청와대 관계자가 얼싸안고 같이 우는 걸 봤습니다. 그 내용은 청와대 관계자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방증이에요.

유족 이상 상황을 잘 아는 사람 누가 있겠어요. 유족들이 청와대 관계자를 얼싸안고 같이 울었을 때는 참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 이거 아니겠습니까. 지금 자유한국당에서는요, 그 이야기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난 13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주장이다. 설 최고위원은 1일 숨진 청와대 전 특감반원 출신 검찰 수사관 관련해 청와대의 책임 논란이 제기되는 것을 두고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방점을 찍었다.

앞선 4일 홍익표 수석대변인 역시 “경찰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수사하는 게 맞지 않나”라며 “자살한 수사관 관련해선 검찰도 사실상 강압수사 의혹이 제기된다”고 검찰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경찰 수사에 힘을 모았다. 이후 이 사건은 경찰이 사망한 검찰 수사관의 휴대폰 등 관련 증거에 대해 압수수색 요청을 하자 검찰이 두 차례나 거부하면서 검경 갈등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이 정권 들어서 타살성 자살, 끊이지 않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되어야 할까요.”

지난 3일 나경원 당시 한국당 원내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A수사관이) 자살을 당했다”며 정권 책임론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헌데, 정말 A수사관의 자살이 문재인 정권 탓일까. 그렇다면 검찰 조사를 앞둔 또 다른 피의자의 사망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

   
▲ <사진제공=뉴시스>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피의자‧참고인.. 20일새 3명 사망

“서울중앙지검 수사 대상에 오른 피의자 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불과 20일 만에 3명의 피의자와 참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께 인천 미추홀구 소재 한 주차장에서 전직 육군 급양대장 문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문 씨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는 지역 식품업체 M사의 대표 정모 씨로부터 500만여 원을 받고, 군납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혐의(뇌물수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 수사를 받고 있었고, 지난 16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문 씨는 전날 종적을 감춰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한 상태였지만,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18일 <뉴시스>의 <서울중앙지검 수사중 또 극단선택.. 20일새 3명 사망> 기사 중 일부다. 앞서 나경원 의원이 “정권 책임론” 운운한 검찰 수사관 외에도 지난달 28일엔 상상인그룹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 관련사건 피고발인 B씨가 대출 중개 관련 내용으로 고발돼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 직후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뉴시스>는 이어 “지난해에도 세월호 민간인 사찰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부 사령관이 투신해 숨지는 비극적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검찰 조사 전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이 어디 이들 뿐이었을까.

‘2010년 8명, 2011년 14명, 2012년 10명, 2013년 11명, 2014년 21명, 2015년(상반기) 15명.’

6년 간 무려 79명이 검찰 수사를 전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출처는 2015년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검찰 관련 인권침해 진정사건 접수 및 처리 현황 자료다.

또 2016년 8월 <뉴스1>은 <검찰소환 전후 자살 기업인·공직자 10년 간 90명…왜> 기사에서 “법무부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검찰수사 도중 자살한 기업인과 공직자 등은 90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2011년 이후 피의자나 참고인 등 피조사자의 사망이 늘었다. 2014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간한 <검찰 수사 중 피조사자의 자살 발생 원인 및 대책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14년 7월까지 통계에서 2011년 이후 사망 사건이 증가했다. 해당 시기에 검찰의 인권 보호가 후퇴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만한 대목이다. 해당 논문을 더 살펴보자.

   
▲ 지난해 12월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당시의 故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검찰과 언론의 개선 없이는 사망 계속될 것”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절도, 강도, 성범죄, 살인, 방화 등 일반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에 대한 인식은 대체적으로 범죄자 개인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사회경제적 문제들이 범죄행위를 하도록 한다는 관점에서 개인을 문제의 원인으로 보고 당연히 그 개인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회적 반향이 큰 범죄 사건들의 경우는 대체적으로 화이트칼라 범죄의 특성을 띠며 따라서 업무수행 중에 자신에 대한 의무와 사회적 신뢰를 배신하는 행위로 파악한다.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아야 하는 지위에서,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고 있는 계층의 사람들이 범죄행위를 했을 때는 당연히 사회적 관심과 반향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해당 논문은 피조사자의 자살이 대체로 화이트칼라 범죄에서 더 많이 일어난다는데 주목하고, 검찰과 피조사자는 물론 언론과 정치권력으로 까지 상호작용 관계를 확장했다. 자살 사건이 똑같은 원인과 과정을 거치진 않지만, 대체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화이트칼라 범죄들의 경우, 뉴스와 정치권력과의 상호 작용 속에서 스캔들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고, 그 가운데 더 큰 심리적 압박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런 유추도 가능할 수 있다. 사회적인 관심과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피의자나 참고인을 검찰이 대면수사 과정에서 절도, 강도, 성범죄, 살인, 방화 등 일반 범죄자들을 대하는 것과 다를 것 없이 조사한다면 어떻게 될까. 검찰 조사 전후 유독 공직자나 기업인 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빈번한 이유도 여기서 유추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논문은 ‘검찰 수사 중 피조사자의 자살방지 대책’으로 ▲ 화이트칼라 범죄의 특성 이해 및 적정대책 강구 ▲ 무리한 수사 관행의 개선 및 인권교육 강화 ▲ 피의사실공표죄 적용의 현실화 방안 모색 ▲ 수사공보제도(수사활동의 언론보도)의 개선 ·▲ 피조사자의 불편/불만사항 청취 등을 꼽았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검찰의 인권교육 강화와 함께 피의사실공표죄와 수사공보제도를 꼽은 것이 눈에 띈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만큼이나 이를 무분별하고 보도하는 언론의 문제점도 함께 지적한 것이다. 과연 이 논문이 발표됐던 5년 전과 지금의 ‘윤석열 검찰’의 행태는, 그리고 ‘조국 사태’에 일조한 언론 보도는 얼마나 바뀌었나.

아니, 사망자가 줄지 않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훨씬 더 악화됐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해당 논문도 결론 부분에서 이런 우려를 표명하고 있었다.

“피조사자에 대한 고려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검찰의 수사방식과 인권침해적인 무분별한 언론의 범죄보도를 들 수 있다. 결국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한 개선이 없이는 앞으로도 검찰 수사 도중 피조사자의 자살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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